SK이노에 흡수합병되는 SK E&S, 추형욱 사장 거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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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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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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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 /사진 제공=SK E&S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이번 합병은 SK이노베이션을 존속회사로, SK E&S을 소멸회사로 두는 흡수합병 형태이기 때문이다. 차후 SK E&S의 모든 최종 결정권은 SK이노베이션으로 넘어간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에서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의 고용 및 관련 법률관계(근로계약 등)를 승계할 예정"이라고 공시하기도 했다.

추 사장은 합병계약서 조항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사내이사로 옮기게 된다. 하지만 SK E&S가 흡수합병되더라도 추 사장의 역할과 권한은 축소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사 합병이 SK E&S가 통합법인 SK E&S의 사내독립기업(CIC) 형태가 되는 '수평적 결합'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SK E&S의 사업부나 조직을 축소하지 않은 채 현재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CIC가 되면 실제 법인이 따로 분리되지는 않지만, 독립된 법인처럼 SK E&S가 자체적으로 경영상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화학적 결합으로 내부 구성원과 주주들의 반대를 최소화하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동반자로서 서로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합병 이후에도 SK E&S의 거버넌스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사장이 SK㈜ 투자센터장 출신으로 SK그룹 내부에서 이미 역량을 인정받은 '중역'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추 사장은 지난 2021년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으로 발탁됐다. 반도체·배터리 소재를 담당하며 그룹 인수합병(M&A)을 조율하는 역할이다. SK㈜는 평범한 지주회사의 틀을 깬 투자전문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SK는 2021년 초 기존 투자센터를 개편해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개 분야별 투자센터로 세분화했다. SK의 전반적인 투자는 이 4개 코어 사업 범위에서 이뤄진다. 각 투자센터가 그룹 전체의 투자 방향을 이끄는 핵심 조직이다. 대표이사 직속인 만큼 그룹 내 위상도 남다르다.

실제로 SK㈜ 투자센터장은 요직으로 가는 코스로 통한다. 이용욱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투자2센터장), 김양택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첨단소재투자센터장), 신정호 SK시그넷 대표이사(디지털투자센터장),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바이오투자센터장) 등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추 사장은 그룹 내 대표 에너지전문가다. 2010년대 초 국내 민간 영역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처음 발의하며 그룹의 LNG 신사업 진출을 주도했다. 또 미국 셰일가스 채집·운송·가공사업인 G&P사업을 이끌고 SKC의 KCFT(현 SK넥실리스) 인수를 주도한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여러 성과를 인정받은 추 사장은 2021년 임원으로 선임된 지 3년 만에 SK E&S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초고속 승진가도를 달렸다. 당시 48세로 대표이사가 된 그를 두고 '능력주의에 우선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인사철학에 가장 부합하는 경영진'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SK㈜가 SK머티리얼즈 지주부문을 SK㈜ 내 CIC 형태의 'SK㈜ 머티리얼즈'로 둔 것처럼 추 사장 역시 SK이노베이션에서 직책과 직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SK E&S의 독립경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추 사장이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경력을 인정받은 만큼 양사 합병으로 역할과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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