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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역량을 결합하면 글로벌 마켓에서 큰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항상 변화가 있으면 아쉬움도 있다. SK E&S가 SK이노베이션 엄브렐라 아래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만큼 아쉬움도 있고 기대도 있다."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을 두고 양사의 희비가 갈렸다. 양사의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내자는 큰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미묘한 기류가 남았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 살리기에 그룹 알짜 계열사인 SK E&S가 동원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합병 이후 존속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SK E&S의 자산(약 32조원)과 부채(약 4조5000억원)를 고스란히 넘겨받게 된다.
우선 박상규 사장은 "이번 합병은 SK가 40년 전부터 꿈꿔온 종합 에너지 회사를 실현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시점에서의 합병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합병은 타이밍 이슈"라며 "앞으로 에너지 시장이 급변하고 넷제로 관련 미래 시장이 열릴 상황인 만큼 양사의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들어야 할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박 사장은 이번 합병이 25년 만의 재결합이라고 강조했다. SK E&S는 지난 1999년 SK이노베이션의 가스사업 부문이 독립법인으로 분할되며 출범했다. 그는 "이번 합병은 각각의 영역에서 시장을 선도해온 두 회사의 재결합"이라며 "본래 하나였던 두 회사가 25년 만에 결합해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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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병은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SK E&S를 조직도상 아래에 두는 수직적 합병이 아니라 기존 조직과 사업을 유지하도록 하는 '수평적 합병'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법적으로 흡수합병처럼 돼버렸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동반자로서 서로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합병 이후에도 SK E&S의 거버넌스 구조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E&S의 기존 사업과 운영체제, 의사결정 구조에 큰 변화 없이 각사가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합병 이후에도 각사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구상으로 풀이된다.
합병 이후 SK E&S의 추가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박 사장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추형욱 사장 역시 "지속적인 수익력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문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책임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 E&S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3317억원, 영업이익률 11.9%을 기록한 그룹의 대표 '캐시카우'다. 올 3월 말 기준으로 3조2125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양사 합병으로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SK온 재무구조에 대한 리스크가 SK이노베이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온 만큼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법인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양사 합병 이후 SK온에 대한 자금지원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성과급 축소, 조직개편, 인사이동 등 내부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우려한 일부 SK E&S 임직원들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 E&S가 SK이노베이션에 흡수합병되며 추 사장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추 사장은 합병회사 SK이노베이션 내 사내독립기업(CIC)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직책과 직급은 그대로 유지된다.
추 사장은 SK㈜에서 굵직한 에너지 투자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2021년 임원으로 선임된 지 3년 만에 SK E&S 사장에 오른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