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공들이는 '공유형 메모리' CXL...하반기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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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8. 오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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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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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 상무가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삼성전자 CXL 솔루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공유형 메모리'로 주목받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시장 선점에 나섰다. 올해 하반기 차세대 CXL D램 양산을 시작으로 다양한 응용제품으로 주도권을 잡는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CXL의 중장기적 성장성이 뚜렷하다고 보고 생태계 고도화를 위한 협업과 응용처 발굴을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삼성전자 CXL 솔루션'을 주제로 설명회를 열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은 이날 "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열린다"며 "CXL에 맞는 응용처와 활용방안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생산이 증가하고, 오는 2028년은 확 뜨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XL은 빠르게 연결해 연산한다는 의미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저장장치(스토리지)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해 보다 빠른 연산처리를 구현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것은 CXL의 메모리 확장성이다. 현재 서버용 컴퓨터 한 대에는 꽂을 수 있는 D램 개수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더 많은 D램 용량이 필요할 때는 별도의 컴퓨터가 필요하다. D램뿐 아니라 CPU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치에 드는 불필요한 비용이 추가된다. 이때 CXL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별도의 메모리확장장치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꽂던 자리에 연결하면 서버를 따로 구축하지 않아도 필요한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데이터센터의 데이터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CXL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CPU 하나에 한정된 D램이 할당되는 기존 체계에서 발생하는 유휴 메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CXL은 데이터센터가 확보한 메모리 자원 전체로 공유 영역인 '메모리 풀'을 구성한 다음, 여러 프로세서에 이를 배분하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전체 데이터센터가 하나의 컴퓨터처럼 작동하며 하드웨어 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삼성전자의 CXL 기반 D램 모듈인 'CMM-D'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보다 CXL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D램 제조사 중 유일하게 CXL 컨소시엄에 속해 표준 수립에 참여하며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업계 최초의 CXL 기반 D램 개발을 시작으로 최고 용량인 512GB(기가바이트) CMM-D(CXL D램 모듈)를 개발하고 CXL 2.0 도입까지 선도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CMM-D뿐 아니라 D램과 낸드플래시도 함께 사용하는 CMM-H, 메모리 풀 마련을 위한 CMM-B 등 다양한 솔루션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올 2분기에는 CXL 2.0 기반의 256GB CMM-D를 양산할 계획이다. 인텔이 CXL 2.0을 지원하는 '제온6' CPU를 출시하면서 시장 확대의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차세대 CXL D램은 주요 고객사와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CXL의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걸림돌도 있다. 데이터센터가 CXL을 채택하면 전체 메모리의 활용도를 끌어올려 추가 D램 요구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풀이 구축되면 D램 수요에 일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CXL을 기반으로 고객사의 추가 서버 증설을 유발하고 메모리 확장을 통해 수익을 올릴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AI 반도체 패권을 쥔 엔비디아가 CXL을 자사 GPU에 도입하느냐도 변수다. 독자적인 상호연결기술인 'NV링크'로 자사 프로세서의 메모리 공유를 지원해 CXL 표준 참여에 미온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CXL은 엔비디아 GPU와 CPU 간 연결을 강조하는 NV링크와 달리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메모리 확장성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무엇보다 엔비디아 역시 삼성전자가 속한 CXL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어 시장이 무르익으면 엔비디아 역시 자사 프로세서에 CXL을 도입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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