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유리기판'에 진심인 SKC, 실적 반등 해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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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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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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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동박공장 전경 /사진 제공=SKC
 

SKC가 '이차전지 소재'와 '반도체 소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34%에 그친 두 사업 부문의 비중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6개 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인 성장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은 "이차전지용 동박 등 주력 부문의 수익구조를 강화하고 유리기판을 비롯한 신규 사업의 조기 안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화학사업 대신 SKC가 꼽은 3대 성장동력(이차전지 소재, 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에 한층 무게를 두겠다는 취지다.

화학사업 중심의 SKC는 지난 2020년 동박사업 투자사 KCFT(현 SK넥실리스)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 동박은 얇은 구리막으로 이차전지 소재인 음극재를 감싸는 데 사용된다. 과거 SKC는 영업이익의 75%를 차지하는 화학 부문을 분할하고 지분 절반을 매각해 실탄을 SK넥실리스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올 1분기에만 3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이차전지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주요 고객사인 SK온의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SKC는 캐즘 이후 동박사업의 장기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SKC가 안정적인 동박 수주 잔량을 확보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수주 잔량은 현재까지 약 3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올 1분기 동박 재고자산을 크게 줄인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SKC의 올 1분기 재고자산은 1803억원으로 지난해 말(2287억원) 대비 20%가량 줄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3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유리기판 양산공장을 둘러보며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SK
 

단기 실적회복 불확실성이 높은 동박사업과 달리 반도체 소재 부문은 중장기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유리기판은 SKC가 현재 가장 공을 들이는 신사업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유리기판은 플라스틱보다 표면이 매끄러워 초미세 선폭으로 더 많은 회로를 넣을 수 있고, 기판과 칩의 중간층 역할을 하는 인터포저(중간기판)가 필요 없어 제품 경량화도 가능하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11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유리기판 양산공장을 둘러보고 사업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앱솔릭스는 SKC가 유리기판 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최 회장은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유리기판의 기술경쟁력을 소개하며 세일즈한 것으로 전해졌다. SKC는 올해 하반기부터 유리기판 고객사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SKC는 올 5월에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제 막 유리기판 사업을 시작했거나 내부적으로 기술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관련 절차를 모두 마친 상황"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유리기판 사업의 본격적인 이익창출 시기는 2∼3년 후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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