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 지분 23% '매각 제한' 풀려...누구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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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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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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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금호타이어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의 주식처분 제한이 풀렸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타이어 시장이 가파르게 회복되고 있어 투자금 회수의 적기로 평가된다. 중국 더블스타와의 협상이나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등 제3자 매각을 포함한 시나리오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10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지난 6일 최대주주인 싱웨이코리아와 채권단은 새 주주합의서를 작성했다. 싱웨이코리아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채권단은 우리은행, 산업은행, 국민은행, 수출입은행 등 총 9곳으로 구성됐다. 

이날 새 합의서를 만든 것은 공동보유자(채권단)의 주식양도 제한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으로, 9개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 6636만8844주(지분율 23%)가 잠재적 매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018년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면서 일정 기간 주식양도 제한을 포함한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는 회사의 경영안정화를 위한 장치다. 당초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 절반에 한해 2021년 7월6일 이후부터 매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분을 팔지 않으면서 결국 2023년 7월 처분제한 기간이 1년 연장됐다. 

1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기한을 미루지 않고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전기자동차 보급이 확산되며 기존 타이어보다 가격이 높은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가 확대됐다. 또 유럽, 북미 등 선진 시장의 타이어 교체 수요로 글로벌 완성차로부터의 수주 실적이 빠르게 회복됐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 안정까지 더해져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됨에 따라 회사는 일찌감치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실적 대비 13% 오른 4조5600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금호타이어는 경영위기 때문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결손금이 8460억원에 달해 배당재개 시점도 불투명하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지분을 계속 보유할 이유가 없다. 실적 정상화를 기반으로 주가가 오르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개선된 업황에 힘입어 분위기가 좋은 것으로 안다"며 "전기차용 신제품도 출시하고 기존의 명성과 기술력이 있다 보니 회복도 빠르다"고 말했다. 

 
자료 제공=금호타이어
 

채권단의 세부 지분을 보면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이 각각 7.78%, 7.43%로 많다. 그 외 기관들이 1% 안팎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면 우리은행, 산업은행을 제외하고는 매각이 성사되기 어려운 구조라 양대 금융사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지분인수 1순위는 더블스타다. 합의서에 따라 싱웨이코리아가 우선매수권을 가졌기 때문이다. 싱웨이코리아가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매각을 타진할 수 있다. 

최근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간접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현금확보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인수구조는 '더블스타가 중국 국영기업과 출자한 펀드(칭다오성투에쿼티인베스트먼트)→칭다오싱웨이인터내셔널→싱웨이코리아→금호타이어' 순으로 짜였다. 더블스타는 다른 국영기업이 보유한 펀드 지분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이는 금호타이어에 대한 간접지배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를 감안할 때 향후 더블스타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측은 "향후 투자금 회수계획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도 "채권단의 주식양도 제한 해제로 계약서를 새로 작성한 것은 맞지만 지분매각 등과 관련해 파악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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