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건설 안전점검] HDC현대산업, 바통터치 '조태제 CSO' 부상자 감축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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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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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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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HDC현산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학동·화정동 사고 이후 안전한 작업문화 정착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22년 안전보건경영을 전담할 최고안전책임자(CSO)를 각자대표로 선임하고 전권을 부여해 독립조직으로  분할했다.

두 사고 모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전에 발생해 관련 법률 적용을 피했지만 사회적으로 안전한 작업문화 정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HDC현산은 발 빠르게 CSO 직책을 도입하고 업계 최초로 이사회에 CSO가 주재하는 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안전보건 경영에 속도를 냈다.

학동 사고는 재개발 중이던 건축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건물이 무너져 버스가 매몰됐다. 지나가던 버스를 덮쳐 일반인 9명이 사망했고 8명이 부상했다. 화정 사고에서는 아파트 외벽과 슬래브가 붕괴되며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HDC현산은 광주 사고 수습과 안전한 작업문화 조성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 출신의 정익희 상무에게 부사장(CSO)를 맡기고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정 부사장은 현대건설에서 1995년부터 근무한 현장통으로 HDC현산의 안전혁신 경영을 이끌고 있다.

2022년 2월 선임 직후 HDC현산 전체 현장을 돌며 안전점검을 벌였고, 건설구조 안전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시공혁신단을 출범시켰다. 구조품질 분야 전문가인 박홍근 서울대 교수 등이 시공혁신단에 참여했다.

또 중대재해로 분류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경영진과 안전보건위원회 이사회에 즉시 알릴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다. 고위험 재해로 판단될 경우 경영진에게 수시로 보고하도록 했다. 사고 발생 시 24시간 내 통보하고 7일 내 사고조사를 마친 뒤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다.

정 부사장 이후 안전점검 횟수는 523건으로 2022년의 256건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온열, 장비 관련 안전점검도 새로 도입했다. 경영진도 직접점검 횟수를 늘려 2022년 18차례에서 지난해 31차례 현장을 방문했다.

추락, 낙하 등 고위험 재해가 발생할 경우 즉각 협력회사에도 제재 기준을 적용해 입찰을 제한하고 현장 안전평가 점수 감점 등으로 제재하기로 했다. HDC현산은 협력업체 1165곳이 모두 안전평가 통과 업체라고 밝혔다.

약 2년간 현장 수습을 마친 정 부사장은 주택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HDC현산은 2023년 연말 인사로 주택본부장이던 조태제 부사장을 CSO로 선임해 정 부사장에 이어 안전보건경영 문화 정착의 임무를 맡겼다.

HDC현산 관계자는 "2022년 당시 CSO 직책을 도입했고 각자대표로 선임해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했다"며 "지난해 말 인사에서 새로운 CSO가 배치돼 조직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HDC현대산업개발
 

정 부사장의 노력 덕에 사망사고는 감소했으나 부상자 수는 오히려 전년 대비 증가했다. 조 부사장은 부상사고 인원 감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 현장에서 발생한 부상자는 2022년 74명에서 지난해 123명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사망 인원은 6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조 부사장은 1961년생으로 충북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산업대 주택개발관리 석사, 동국대 건축학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36년간 HDC현산에서 건축PM, 건설본부장 등을 지냈다.

조 부사장은 선임 이후 현장방문 안전점검을 시행하는 등 예방관리에 힘쓰고 있다. 다만 부임 초기 1건의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해 부담을 진 채로 임기를 시작했다. 2월 HDC현산 경기 평택 오피스텔 건설현장에서 건설자재가 근로자를 덮쳐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이후 공사책임자 3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HDC현산은 추락, 협착·충돌, 낙하, 붕괴 등 고위험재해 비율을 10% 이내로 낮춰 유지하는 것을 전사적 안전보건 목표로 정했다. 올해는 고위험재해 비율을 5% 이하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고위험재해 비율은 3%였다.

 
HDC현대산업개발 안전보건경영 조직도

조 부사장은 안전 관련 주요 사항을 평가·감독하는 안전보건위원회를 이끌며 안전보건 방침과 목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안전보건위원회는 조 부사장 외에 모든 구성원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분기마다 심의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것은 조 부사장의 몫이다. 조 부사장은 안전기획팀과 안전관리팀, 기술안전팀, 시공혁신단 등을 이끌며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 부사장은 노사가 함께하는 안전한 작업환경 마련에 방점을 두고 작업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예방을 일상화해 안전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1월 신년 현장방문 당시 모든 공종의 작업계획 수립, 노사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 실시, 일일 안전회의 실시 등 3대 예방활동의 내재화를 주문했다.

5월 현장방문 당시에는 "공정별 위험요인을 모두 확인하고 전파해 안전이 완전히 확보된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도록 관리감독자는 사전 예방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HDC현산은 자체 결의대회, 합동점검 등을 실시하고 안전한 일터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기술적으로도 현장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동식 CCTV, 지능형 영상감지 카메라 도입을 늘려가고 있다. 또 모든 작업계획서를 온라인시스템(I-SAFETY)에 등록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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