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제2 스페이스X' 나오려면..."우주 광통신 필요"

입력
수정2024.07.09. 오후 5:48
기사원문
윤상은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그래비티벤처스(옛 비전벤처파트너스)가 첫 번째 우주산업 리포트 '패러다임 전환기의 우주, 그리고 통신'을 발간했다.  /사진 제공=그래비티벤처스
저궤도위성 통신망 발전에 따라 우주와 지구를 연결하는 우주광통신 장비 산업이 부상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페이스X가 재사용발사체로 위성 발사 비용을 낮추면서 저궤도위성을 중심으로 한 우주 인터넷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저궤도위성과 지구의 연결에는 지난 1950년대에 사용하기 시작한 주파수 기반 무선통신을 주로 활용한다. 이로 인한 속도와 용량의 한계로 수많은 데이터가 우주에서 지구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버려진다. 위성과 지상 간 레이저를 정밀 조준하는 우주광통신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오는 이유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그래비티벤처스(옛 비전벤처파트너스)가 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첫 번째 우주산업 리포트 '패러다임 전환기의 우주, 그리고 통신'을 발간했다. 그래비티벤처스는 "세쿼이아캐피털, 안데르센호르위츠 등 전 세계 주요 벤처캐피털(VC) 15곳 중 13곳이 우주산업에 본격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급변하는 수요에 맞춘 전략적인 포지셔닝에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발사 서비스, 위성 제조를 중심으로 한 스페이스X 등 업스트림 스타트업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위성의 궤도 내 운영을 담당하는 미들스트림, 위성과 지상 간 데이터 관리를 담당하는 다운스트림 시장 개척의 기회가 열린다는 의미다.

 
저궤도위성 증가로 '위성 운영·위성데이터 활용' 시장 개척 
저궤도위성은 오는 2030년대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6세대(6G) 이동통신의 핵심 요소다. 일론 머스크가 2002년에 세운 스페이스X는 추진체를 재사용해 위성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인 팰컨9의 회당 비용은 6700만달러(약 925억원)로 지난해 200번째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의 스페이스X로 불리는 코스닥상장사 이노스페이스는 소형발사체 '한빛-TLV'의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이노스페이스는 해외 위성기업에서 1250만달러(약 172억원) 이상의 발사 서비스 계약을 수주했다. 지난 5월 기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은 총 9900개로 집계되며, 이 중 84%는 저궤도위성이다.

 
인공위성 개수는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 발사를 성공한 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사진=그래피티벤처스
 

그래비티벤처스는 "재활용로켓 기술은 비용 감소, 중소형발사체 기업 증가라는 두 가지 혁신을 이뤘다"며 "이러한 혁신의 밸류체인을 타고 위성 운영(미들스트림), 위성데이터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업스트림)하는 시장이 개화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국내 미들기업인 나라스페이스는 초소형 저궤도위성 '옵서버'를 제작, 판매한다. 또한 고객이 위성영상을 구매하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어스페이퍼'를 운영한다. 그래비티벤처스는 "초소형위성 개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갖고 있던 지표면 인근 데이터와 또 다른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다운스트림 산업에서는 위성데이터 관련 서비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설립된 미국 기업 플래닛랩스는 대규모 소형위성으로 지구 전체를 24시간 촬영하고, 하루 120만장 이상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든다. 이 이미지는 국방, 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구독자에게 제공된다. 

 
우주-지구 간 통신 병목현상 해결해야
그러나 우주에서 지상으로 보내는 위성데이터는 전송 능력 한계 때문에 제한적으로 활용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사할 예정인 니사르 위성은 하루 4.3TB(테라바이트)의 관측자료가 누적된다. 이를 3.5Gbps 속도 기준으로 지구에 보내려면 4~5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그래비티벤처스는 "인류가 더 좋은 화질로 데이터를 얻으려고 할수록 통신망 간 병목현상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 산업에 숨겨진 부가가치가 크다"고 전망했다.

 
(왼쪽부터) 무선전파 통신과 광통신 파장 /사진 제공=그래비티벤처스
 

이 때문에 우주레이저 통신이 주목받고 있다. 우주레이저 통신은 1950년대부터 주로 사용해온 주파수 기반 통신보다 속도가 빠르고 간섭 노이즈가 생기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지상 어디서나 레이저빔을 발사할 수 있어 공간 제약도 줄인다. 국내 스타트업인 스페이스빔은 우주광통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2022년 설립됐다. 스페이스빔은 위성 정밀추적 기능으로 저궤도 인공위성을 빠르게 지향하고, 적응광학 기술로 레이저빔의 경로를 실시간 보정한다. 

그래비티벤처스는 "우주산업에 레이저 통신이 추가되는 것은 지상에서 광섬유로 새로운 초고속인터넷 시대를 연 것과 비슷하다"며 "광통신 지상국 인프라가 잘 갖춰진다면 늘어나는 위성과 함께 지상국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자 프로필

블로터 윤상은 기자입니다. 플랫폼을 취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 기다립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IT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