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첫 날', 전삼노 조합원 21% 참여…반도체 생산 차질 빚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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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8. 오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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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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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조합원 임금 인상과 휴가 확대,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수천명의 조합원이 출근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산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가 대체인력을 활용해 공장 운영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설비 대부분이 자동화돼 당장 파업에 따른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노조가 무기한 출근을 거부하며 투쟁 강도를 높이면 피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전삼노는 8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시작된 제1차 총파업은 10일까지 조합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조 측이 집계한 참여자 수는 이날 오전11시 기준 6540명으로 전삼노 총조합원 3만657명의 약 21%에 해당한다.

파업 참가자 대부분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 소속이다. 직군별로 설비·제조·개발공정에서 5211명이 파업에 나섰다. 사업장별로 보면 반도체 공장이 있는 평택과 화성, 기흥사업장에서 4477명이 참여했다.

전삼노는 노사협의회에서 결정된 기본 임금인상률을 거부하고 조합원에게 더 높은 인상률을 적용할 것과 성과급 산정 방식 투명화, 유급휴가 확대, 무임금 파업에 따른 조합원의 경제적 손실 보장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파업은 직접적으로 생산차질을 겨냥하고 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오늘 파업은 생산차질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문화행사 형식으로 시작된 쟁의행위가 사측과의 협상이 공회전하면서 점차 수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파업으로 인한 인력 공백으로 일부 공정이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절대적인 파업 참여자 수는 많지 않지만 설비와 제조, 개발 등 공정에 필요한 인력이 빠져나간 탓이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설비와 제조 등의 직군은 반도체를 만드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일할 사람이 없어지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지 못해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설비가 멈추면 안정화까지 하루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수요일에 파업을 마치더라도 복구하는 데 며칠 더 걸린다"고 부연했다.

문제는 총파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삼노는 10일까지로 예정된 파업 이후 사측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다음주 15일부터 5일간 추가 출근 거부를 고려해왔다. 다만 이번주 이틀간 복귀 없이 무기한 파업이 장기화할 여지가 남아 있다. 손 위원장은 "이번주부터 파업이 계속될 수 있고, 다음주에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수도 있다"며 "모든 부분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3일간의 파업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은 작지만, 한 달 이상 장기화하면 설비 운영에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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