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 업사이클 파도 탔다…남은 건 엔비디아 HBM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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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5. 오후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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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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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D램 이미지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7개 분기 만에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는 메모리반도체 '업사이클(상승국면)'에 따른 가격 상승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불어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와 서버용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범용 고부가가치 메모리에 집중하는 '수익성 우선 전략'을 편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말 열릴 실적발표회에서는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 여부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분기에는 4세대(HBM3E) 8단의 양산을 시작했고, 12단 제품 역시 2분기 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HBM의 큰손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에 공급이 시작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HBM 공급과 더불어 차세대 기술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2.24%, 전분기 대비로는 57.34% 늘어난 10조4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메모리 호황이 막바지에 접어들던 지난 2022년 3분기 10조9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후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7개 분기 만이다.

잠정실적에서는 구체적인 사업부별 실적과 메모리 출하량 및 가격 동향이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뚜렷한 영업이익 개선세를 바탕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전체 호실적의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이상, D램과 낸드 모두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직전 분기와 마찬가지로 HBM과 서버용메모리 등 생성형AI 열풍으로 수요가 높고 가격이 좋은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출하량보다는 가격 상승을 노린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공급전략을 통해 수요가 뚜렷이 개선되지 않은 개인용컴퓨터나 스마트폰 대신 HBM과 DDR5,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서버를 중점 생산했다. 가장 최신 제품인 HBM3E는 8단과 12단 모두 자체 공급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낸드의 경우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9세대(V9)'를 바탕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비트(bit) 기준 출하량 증가세가 D램은 1%에서 5% 증가, 낸드는 소폭 역성장하는 등 1분기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ASP는 D램과 낸드 모두 10%에서 20% 수준으로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 인상으로 낸드를 중심으로 쌓인 재고자산평가손실 충당금 환입이 2분기에 1조원 이상 반영되며 회계상의 영업이익 증가를 달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출하량 억제는 자연스럽게 범용메모리 공급 축소를 유발해 가격을 올리는 동인이 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보다 범용메모리 공급 역량이 높다는 점에서 향후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부문별 실적과 사업동향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엔비디아 공급을 앞둔 HBM 사업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올 상반기 중 HBM3E 공급을 성사시켜 매출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아직 HBM 큰손인 엔비디아에 삼성전자가 HBM을 공급했다는 소식은 공식적으로 나온 바 없다. 당초 삼성전자가 밝힌 HBM3E 공급계획에 따르면 8단은 이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12단은 같은 기간 양산에 들어갔어야 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 공급을 위해 엔비디아의 품질인증을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1분기부터 공급을 시작한 SK하이닉스에 비해 늦어지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중 공급을 위해 HBM 전담조직을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 분산됐던 HBM 관련 조직을 한데 모아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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