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림당, 재무 부담 '티웨이항공' 지분 매각 나설까 [넘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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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4. 오후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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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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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 /사진=블로터DB
 

대명소노그룹 계열인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 2대 주주에 오르면서 최대주주 예림당도 지분을 매각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예림당의 곳간 사정과 항공 업계의 지각변동 등을 감안해 추후 지분매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IB 및 항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노인터내셔널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에서 티웨이항공 주식 3209만1467주(14.9%)를 약 1056억원에 사들였다. 이번 거래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오는 9월까지 JKL의 잔여 지분 11.87%를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포함한 계약으로 알려졌다. 소노인터내셔널이 JKL의 잔여 지분까지 인수하면 지분율은 26.77%까지 오르게 된다. 이 경우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예림당(29.74%)과의 지분율 차이는 2.97%p에 불과하다.

거래가는 주당 3290원이며,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지분을 20%가량의 프리미엄(1일 종가 기준)을 주고 매입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웃돈을 주고 지분을 사들인 만큼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예림당의 추후 지분매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예림당이 본업인 출판과 티웨이항공 사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항공사업의 규모가 커 재무부담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티웨이항공의 부채총계는 1조1731억원이다. 이는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2447억원)을 모두 동원해도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규모라 모기업의 자금지원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예림당의 재무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예림당은 당초 JKL의 티웨이항공 보유지분에 대한 콜옵션도 확보했으나 올해 2월 이를 행사하지 않고 소멸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옵션을 행사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예림당의 올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2억원 수준이다. 단기금융자산(384억원)까지 고려하면 당장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 규모는 446억원이다. 예림당은 지난해 연결기준 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적자기업이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717%에 달한다. 항공 업계의 높은 부채 규모 및 비율을 감안해도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부채비율은 각각 536.53%, 566%로 저비용항공사(LCC) 평균치인 600%를 상회한다.

이런 가운데 티웨이항공이 외형·노선 확대에 따른 비용 급증이 예상되면서 예림당의 자금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로 유럽 4개 노선(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등을 이관해 장거리 취항에 따른 기재 도입이 추가로 필요하다.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연간 자본적지출(CAPEX) 규모(379억원)보다 큰 설비투자가 예정돼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재무적투자자(FI)로서 신규 기재 도입 등을 적극 지원했던 JKL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사실상 구원투수도 사라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심사에 따른 업황 변화도 예림당의 지분매각이 예상되는 이유다. IB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예림당의 자금력이 탄탄하지 않다 보니 JKL의 엑시트 시점에 맞춰 지분매각에 함께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웬만한 LCC는 가격경쟁 등의 측면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지분매각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노선 취항에 따라 대형 항공기를 투입해야 한다"며 "어떤 기재를 들여오느냐에 따라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 최대주주인 예림당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림당의 티웨이항공 지분매각 가능성은 재무 부담 등으로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티웨이항공을 비롯한 LCC가 운수권 등 혜택을 받고 있어 현시점이 (티웨이항공의) 엑시트에 적기인 만큼 예림당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웨이항공 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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