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문화 꽃피는 베트남, 하이트진로 첫 해외 생산 거점으로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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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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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이 베트남 타이빈성내 베트남 공장 부지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세계 주류 시장에서 '진로의 대중화'를 선포한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타이빈성에 첫 해외 공장을 건립한다. 2030년까지 해외 소주 판매 5000억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베트남 공장을 동남아 시장의 생산·유통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소주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공장 건립을 계기로 시너지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 단지에서 설명회를 열고 하이트진로 베트남공장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을 비롯해 응오 동 하이(NGO Dong Hai) 타이빈성 당 서기장, 응우옌 칵 탄(Nguyen Khac Than) 타이빈성 당 부서기장 등 베트남 측 주요 인사가 참석해 프로젝트에 쏠린 현지의 관심을 증명했다.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은 축구장 11배 크기인 2만5000여 평(8만2083㎡)의 토지 면적을 자랑한다. 하이트진로가 투자한 금액만 총 1억 달러에 달한다. 2026년 2분기 완공 및 생산을 목표로 내년 1분기 안으로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타이빈성을 첫 해외 생산 거점으로 낙점한 이유는 산업 단지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타이빈 경제 특구는 8020ha(헥타르)의 면적에 22개 공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수도 하노이와 인접해 물류 접근성이 뛰어나고 노동력과 인건비, 임대료 등이 저렴해 공장 건설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기업 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타이빈 경제 특구 입점 기업은 연간 토지 임대료(토지세)를 15년 동안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법인세는 최초 4년간 100%, 이후 9년간 50% 감면 혜택이 있고, 부품이나 원자재에 대한 수입세 역시 5년 동안 면제된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1분기 안으로 베트남 공장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며 2026년 2분기 완공이 목표다. 사진은 베트남 공장 조감도. (사진=하노이 박재형 기자)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공장을 해외표준공장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공장운 영이나 생산설비를 비롯해 물류 시스템, 모니터링 시스템, 품질관리 시스템 등 전 분야에서 효율적인 표준 체계를 구축한 공장을 짓겠다는 것이다. 향후 국내든 해외든 생산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경우 이곳 시스템을 그대로 복사해 적용할 수 있도록 콘셉트를 잡았다.  

이를 위해 하이트진로는 고도의 수처리시스템과 공정 최적화를 위한 하이테크 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물류시스템과 재고관리도 전산화해 운영 효율을 꾀한다. 또 국내 HACCP 기준에 준하는 품질관리 시스템으로 공정 위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 양조부터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모니터링한다. 추가로 80여개 수출국 각각의 상품 기준에 부합하는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도 마련한다.  

하이트진로는 공장 완공 후 과일소주 생산 1개 라인에서 연간 약 100만 상자를 생산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한다. 이는 올해 소주 해외 판매량 목표의 약 17%를 차지하는 양이기도 하다.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은 "타이빈성 공장은 하이트진로 100주년 역사상 최초의 해외 생산 공장인 만큼 의미가 크다"며 "빠른 시일 내에 완공해서 생산기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시장과 시너지 기대
하이트진로는 현지 전략 마케팅의 일환으로 직접 가게를 찾아 소주 음용을 권하는 등 판촉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 맥주거리에서 현지 프로모션팀 직원이 활동하는 모습. (사진=하노이 박재형 기자)
하이트진로와 베트남의 인연은 깊다. 1968년 첫 소주 수출을 베트남에 했고, 8년 전 소주의 세계화를 선포한 곳 역시 베트남이다. 2016년 하노이에 법인을 세우면서 베트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하이트진로는 2018년 호치민 지사까지 설립하며 해외 거점으로서 발판을 마련했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성장성'에 있다. 실제 베트남 내 하이트진로의 소주 판매는 최근 3개년 연평균 약 31%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베트남 진출 이후 최대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진로, 참이슬뿐만 아니라 자두에이슬, 청포도에 이슬 등 과일소주 5종이 골고루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하이트진로는 신흥 유흥·유통 채널에 주목했다. 먼저 기존 펍과 바의 중간 성격인 게스트로바(Gastrobar)를 공략한다. 술과 함께 음악을 듣고 춤을 추는 장소로, 주 고객층은 MZ세대다. 일반 식당보다 주류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는 것이 특징이어서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진로(JINRO)는 한국 브랜드, 프리미엄 등으로도 인식되기 때문에 업소에서 반응이 좋다는 게 하이트진로 입장이다. 

실제로 베트남 현지의 대학생 A씨는 "기존 베트남 술은 너무 독한 탓에 대신 진로를 마시는 사람이 늘었다"며 "맛도 다양한 데다 여러 주종과 섞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진로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 후지마트에 진로소주가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하노이 박재형 기자)
동시에 매년 증가하는 체인형 대형마트와 편의점 역시 공략 대상이다. 2018년 설립된 후지(FUJI)마트가 대표적이다. 하이트진로는 신규 매장 오픈 시 '진로'를 주류매대 중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지 후지마트 11개 점포 중 5개 매장에서 별도 진로 매대를 두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와 더불어 현지 소비자 대상 대면 판촉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유흥(On) 채널과 가정(Off) 채널에서 동시에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다. 유흥 채널의 경우 각 업소를 돌며 테이블마다 제품을 음용하도록 권유하는 것을 바탕으로 각종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진로'를 인식시킨다. 가정 채널도 마찬가지로 마트를 찾는 소비자 대상 시음을 권유하고,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는 고객에게는 증정품을 제공하는 식이다. 

윤현식 하이트진로 베트남 법인 마케팅팀장은 "(후지마트에서) 매달 15박스, 약 300병 정도가 판매되고 있다"며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진로의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병 구매 시 키링 하나 증정 등 현지 전략 마케팅 역시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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