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중국중앙TV(CCTV)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이 새로운 협정을 끌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즉시 핵 프로그램에 관한 건설적인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이다. 그는 자신이 언급한 협상이 "협정 타결을 목표로 하는 협상"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오는 13일 제네바에서 예정된 이란과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3개국의 회담을 열흘 앞두고 나온 것이다. 앞서 이란과 이들 3개국은 지난해 11월 말에도 스위스 제네바에서 차관급 회담을 열었으나 구체적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이란 측이 대화 성과를 공개하지 못한 채 후속 논의를 하겠다고 밝힌 점에 비춰 특별한 진전이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오히려 이를 전후로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도는 높아졌다.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원심분리기 6천여대 추가 설치를 통보했고,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측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해 '예방적 공습'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 핵 시설을 두고 국제 사회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협상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이란은 2015년 서방과 타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국제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자국의 핵 계획을 제한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제재가 해제됐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에서 이탈하면서 이란은 이에 맞서 핵 계획을 다시 세웠다. 이란은 2019년부터 핵 합의에서 약속한 수준(3.67%)을 넘겨 농축우라늄 농도를 높여왔고 최근에는 '준무기급'인 60%까지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