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아들, 엄마의 사랑 평생 느끼길" 눈물이스라엘 텔아비브 야파지구의 경전철역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 당시 한 여성이 9개월 아들을 온몸으로 감싸 안아 살리고 희생한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이스라엘 현지 언론 등을 인용해 전날 발생한 총격 테러 희생자 인바르 세게브-비그더(33·여)의 사연을 보도했다.
1일 오후 7시쯤 이스라엘 텔아비브 야파 지구의 에를리이 경전철역에서는 총격 테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2명이 상처를 입었다. 당시 역에 정차한 열차에서 괴한 2명이 내려 거리의 사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칼부림을 벌였다. 세게브-비그더는 총격 당시 경전철에서 내리던 중 총에 맞았다. 그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품 안에 아기 띠로 안고 있던 9개월 된 아들을 온몸으로 막아 보호해 살렸다. 덕분에 아들은 전혀 다치지 않았으며, 아기 울음소리를 들은 다른 승객들과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세게브-비그더는 텔아비브에서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했으며, 남편인 야리는 이스라엘 예비군으로 가자지구 전투에 참여했다고 현지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 야리는 총격 뉴스가 전해진 후 아내와 연락이 닿지 않자 급히 현장을 찾았고 병원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피해 숨어있던 의사와 아들을 발견했다. 그는 "총격 당시 엄마에게 안겨있던 아들은 전혀 다치지 않았다"며 "앞으로 평생 아들이 엄마에게서 받은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 2명은 요르단강 서안 도시 헤브론 출신의 팔레스타인인 무함마드 찰라프 사하르 라자브와 하산 무함마드 하산 타미미로 밝혀졌다. 이들은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시민들과 보안 인력에 의해 사살됐다. 텔아비브 테러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제한적 지상전에 돌입하자 이란이 탄도미사일로 보복에 나선 것과 거의 동시 시점에 발생해 현지 시민들은 이중의 공포에 떨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직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 행위를 비난하며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또 유대인 단체인 세계유대인회의(WJC)는 엑스(X·옛 트위터)에 세게브-비그더를 '자녀를 구한 영웅'이라고 칭송하며 그의 죽음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