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당원 향한 갈등 중재 메시지
김부겸·김동연 등 비명계 경고 해석도4·10 총선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던 더불어민주당의 계파 갈등이 재점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이 세 결집을 위한 몸풀기에 나서자, 강성 친명(친이재명) 당원을 중심으로 이들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열은 패배의 원인이다. 총구는 언제나 밖을 향해야 한다"며 "우리가 싸울 상대는 내부가 아닌 외부의 거악"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코로나19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직후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보낸 첫 메시지다.
당내에선 이 대표 메시지의 '대상'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이 대표가 계파 갈등을 우려해 친명 강성 당원의 수위 높은 발언을 삼가달라는 중재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친명 강성 당원들은 비명계의 공개적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신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앞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9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는 게 크게 국민적 감동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인사인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장에 위촉한 것 역시 강성 당원들을 자극했다. 친명 강성당원들은 김부겸·김동연 등을 중심으로 비명계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이 대표의 메시지가 비명계를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 전 총리가 실제 다음 달부터 강연 등 대국민 행보를 예고하자 이 대표가 계파 갈등에 따른 '분열' 우려를 직접 언급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김 지사가 이 대표에 이어 차기 야당 대권 주자로 꾸준히 지지세를 얻고 있는 점도 견제 대상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 17~19일 실시한 '차기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김 지사는 범진보 진영에서 지지율 7.7%로, 이 대표(43.2%)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자세한 것은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정치권 일각에선 비명계가 최근 결집에 시동을 거는 배경에는 오는 10월 이 대표의 '불법 쌍방울 대북송금' 혐의 기소 2차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봤다. 만일 이 대표가 계속되는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힌다면, 비명계 역시 결집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