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주문했는데 청포도 사탕만…판매자는 "이해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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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전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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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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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지연 사태 불거진 위메프·티몬
삼겹살 주문한 소비자, 온 건 '청포도 사탕'
"소비자 기만이다", "농락하냐" 불만글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 지연 사태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정산 지연을 이유로 주문한 것과 아예 다른 상품을 받아봤다는 소비자들이 잇달아 불만 글을 올리고 있다.

삼겹살을 주문한 소비자가 받아본 택배. 택배 안에는 청포도 사탕 한 알이 덩그러니 들어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삼겹살을 주문했는데 청포도 사탕이 배송 왔습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이들은 위메프에 등록된 업체를 통해 구이용 냉장 삼겹살 1㎏을 주문했지만, 해당 업체로부터 위메프 자금 상황 때문에 주문한 상품 대신 다른 상품을 보냈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소비자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삼겹살이 담겨있어야 할 택배 상자 안에는 청포도 사탕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판매자는 "위메프 자금 상황 때문에 저희와 같은 판매자가 정산을 못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주문한 상품을 보내드리는 게 아닌 다른 상품을 보내드렸다"며 "위메프에서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주문하신 상품으로 다시 출고를 도와드릴 예정"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이라도 취소 처리를 원하시는 경우 취소 접수해 주시면 빠른 취소 처리를 도와드릴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위메프에서 삼겹살을 판매하던 업체가 정산 대금 문제로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해당 상품의 문의 페이지는 분노한 소비자들의 불만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이들은 "삼겹살 2㎏을 시켰는데 청포도 사탕 하나가 왔다", "운송장 번호가 떠서 취소 안 하고 있었는데 놀리는 것도 아니고 사탕 한 알이 뭐냐", "취소 문의를 남겼는데도 멋대로 배송 보내더니 청포도 사탕만 왔다", "환불 부탁드린다", "이건 소비자를 기만한 것" 등의 항의 글을 올리며 업체 측의 대응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사건은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이 자사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판매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업계에선 현재까지 위메프와 티몬 결제 추정액을 근거로 추정할 때, 피해 규모가 최소 1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17일 판매자들에게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면서 연이율 10%의 지연 이자 지급 등의 보상안을 제시했다. 티몬도 지난 22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일부 판매자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에까지 영향을 줘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정부는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자 이커머스 정산 주기와 대금 보관 방식, 규모 등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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