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식은 '위스키 열풍'…상반기 수입량 25%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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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8. 오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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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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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위스키 수입량 전년比 24.9%↓
불황에 따른 전반적인 소비 감소 영향
가성비 vs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 '양극화'
지난해 역대 최대 수입량 기록을 새로 쓰며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위스키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수입량이 감소세로 전환한 것인데,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주류 소비가 감소한 데 따른 결과인 만큼 주류업계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1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기준 위스키 수입량은 1만2663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864t)보다 24.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1억1836만달러(약 1650억원)로 전년 동기(1억3336만달러) 대비 11.2% 축소됐다.



상반기 기준으로 위스키 수입량과 수입액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최근 수년간 이어오던 상승 흐름에도 제동이 걸렸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주 5일제와 주 52시간제 등이 도입되며 근무시간이 축소되고, 2016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등이 시행되며 유흥 수요가 줄면서 꾸준히 위축돼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술과 혼술이 새로운 주류문화로 주목받으며 반등하기 시작해 2020년 이후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0년 상반기 기준 7559t이었던 위스키 수입량은 지난해 1만6864t으로 3년 새 123.1% 증가했고, 수입액 역시 5047만달러(약 700억원)에서 1억3336만달러(약 1850억원)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직전 해(2만7038t)보다 13.1%(3548t) 증가한 3만586t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든 것이 위스키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류 소비의 절대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며 "번화가조차 밤 10시가 넘어가면 인적이 끊기고, 병 대신 잔으로 마시는 등 테이블당 주류의 주문 양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업계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시장의 특성상 주류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의 관심이 다른 주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도 주류업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스카치위스키의 수입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영국 위스키 수입량은 976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045t)보다 30.5% 감소했다. 이 기간 수입액 역시 9504만달러로 11.8% 줄었다. 버번위스키를 생산하는 미국의 수입량과 수입액도 각각 5.5%, 8.8% 감소했다. 반면 '야마자키', '히비키'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 위스키의 수입량은 지난해 상반기 503t에서 올해 728t으로 44.7% 증가했고, '카발란'을 생산하는 대만 위스키의 수입액 역시 20.2% 증가해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급화, 다양화 경향을 뚜렷이 보여줬다.

위스키 외 다른 증류주의 경우 보드카, 진, 럼 등 대부분의 주종에서 대부분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코냑 등 브랜디의 수입량은 248t에서 319t으로 28.6% 증가했고, 수입액도 542만달러에서 605만달러로 11.6% 불어나 최근 하이볼용 저가 증류주와 프리미엄 고가 증류주로 소비가 양극화되는 평균 실종 경향이 확인됐다.



주류업계는 위스키를 비롯한 대다수 수입 주류의 소비 감소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통상 특정 주류의 판매량이 감소하면 다른 주종이 이를 메우면서 전체 시장 규모는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에는 소비 감소로 인해 전체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름철이 주류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인데다 올해는 올림픽 특수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하반기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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