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압박’ 여천NCC, 사모채 유동화로 자금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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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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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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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종금 주관 300억 조달
10분기 연속 적자에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롯데케미칼·효성화학 등도 같은 상황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자회사인 여천NCC가 사모채를 유동화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올레핀(에틸렌, 프로필렌)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석유화학 업체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천NCC를 포함한 이들 기업의 사모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천NCC 제1사업장 전경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우리종합금융 주관으로 3년 만기 사모채 300억원어치를 유동화해 자금을 확보했다. 우리종금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사모채를 넘긴 뒤 채권 원리금을 담보로 3개월 만기의 단기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단기사채는 3개월 만기로 3년간 차환 발행된다.

여천NCC의 신용등급이 BBB (기업, 회사채) 또는 A3 (단기신용등급) 미만으로 하락하거나 소멸하면 기한이익상실(EOD, 부도사건)에 처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여천NCC의 현재 신용등급은 A로, 기한이익상실 트리거까지는 3계단(Notch) 남았다. 여천NCC가 사모채 이자를 적기에 상환하지 않는 경우에는 우리종금이 대신 이자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SPC에 빌려주기로 했다.

여천NCC가 사모채 유동화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신용도 하향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여천NCC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했다. 실적 및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되면 신용도를 떨어뜨리겠다는 경고음을 낸 것이다.

여천NCC는 올해 1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증설을 완료하면서 공급 과잉이 이어졌고 글로벌 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석유화학 제품 마진(스프레드) 약세가 지속됐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차입금도 불어났다. 순(純)차입금은 2019년 말 4600억원 수준에서 올해 1분기에 2조8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여천NCC와 함께 올레핀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롯데케미칼, SK어드밴스드, 효성화학 등도 업황 부진 장기화로 신용도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 SK어드밴스드와 효성화학은 수급 상황이 크게 악화한 프로필렌 생산 비중이 높아 재무구조 악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실적 악화 속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인도네시아 NCC(납사분해설비) 증설 등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순차입금이 2021년 말 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 6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업체들은 실적과 재무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공모채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 확보가 불확실한 공모채 대신에 사모채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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