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가맹점 매출 반토막"vs"소규모 점포 많아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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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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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온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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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관련 기자간담회
"외연확장에 치중, 가맹점주 성장 소홀"
폐업 걱정하는 점주 위한 개선책 마련해야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이제 매출 3000억원대 중견기업이 됐다. 하지만 정작 가맹점 평균 매출과 영업기간은 계속 줄어들었다. 문어발식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50개 브랜드를 만들었지만 이제 25개만 남았다. 더본코리아가 외연 확장에만 치중하고 가맹점주의 성장에는 소홀했다는 뜻이다. 더 이상 가맹점주의 창업자금이 더본코리아의 ‘실험비용’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송명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문제점 분석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가협은 이 자리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등을 토대로 더본코리아 소속 가맹점의 평균 영업기간이 약 3년에 그친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내 프랜차이즈 평균 운영기간 약 7년 대비 반도 안 되는 기간이다. 또 더본코리아 매출이 최근 13년간 9배 성장한 반면 가맹점주의 평균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고 주장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문제점 분석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더본코리아 브랜드 50개 중 25개만 생존…"평균 3년 남짓이면 문 닫아"

더본코리아는 2008년 이후 현재까지 모두 50개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했지만, 현재 운영 중인 브랜드는 빽다방·한신포차·새마을식당·홍콩반점 등 모두 25개에 그쳤다. 해물떡찜 등의 브랜드는 더본코리아가 등록을 자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가협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가맹점의 존속 기간은 업계 평균에 견주어 매우 짧았다. 평균적으로 ▲2020년 3.3년 ▲2021년 3.2년 ▲2022년 3.1년에 그쳤다. 창업 뒤 평균 3년 남짓이면 장사를 접었다는 뜻이다. 국내 전체 프랜차이즈 평균 존속 기간이 7.7년임을 고려하면 매우 짧은 기간이다. 정종열 전가협 가맹거래사는 "영업기간이 짧은 것도 문제이지만 전체 프랜차이즈 사업장 운영기간이 길어지는 흐름과는 반대로 더본코리아는 오히려 짧아지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본코리아 매출은 9배 늘었는데, 가맹점 매출은 반토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더본코리아의 매출은 승승장구하는 반면 가맹점주들의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본코리아 매출은 2010년 약 430억원에서 2023년 약 3880억원으로 9배 이상 성장했다. 반면 가맹점주 연평균 매출액은 같은 기간 8억7500만원에서 3억868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빽다방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맹점주의 평균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가협은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매출의 역관계의 배경으로 본사가 기존 가맹점 인근에 다른 가맹점을 출점해 상호 매출을 감소시키거나, 본사 지원을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가맹거래사는 "일반적인 프랜차이즈는 본사와 가맹점주의 매출이 같이 늘어나는 형태"라며 "반면 더본코리아는 문어발식 브랜드 확장으로 본부 매출은 늘지만 가맹점의 매출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본코리아 구조적 문제 외면…폐업 걱정하는 점주 위한 개선책 세워야"

전가협은 더본코리아가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매출 감소나 영업 중단의 문제를 점주에 돌리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송명순 전가협 공동의장은 “더본코리아는 대화에 나서기보다는 점주들에게 ‘악마화 프레임’을 씌워 폐점의 탓을 돌리고 있다”면서 “점주들의 창업자금은 생계와 직결된 문제다. 더이상 이 비용이 더본코리아의 실험 비용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정 가맹거래사 역시 "더본코리아의 상당수 점주들은 폐업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더본코리아는 점주들 탓만 하지 말고 가맹점주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개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더본코리아 "소규모 점포 많아지며 평균 매출 줄어든 것…전가협 영업기간과 존속기간 오인해 "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전가협 주장을 정면반박했다. 우선 더본코리아의 매출이 9배 늘어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2010년 대비 지난해 연매출이 큰폭으로 증가한 이유는 가맹사업 운영수입뿐 아니라 유통사업, 호텔사업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사업, 호텔사업을 제외하면 2023년 매출은 2010년 대비 7.4배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가맹점주 매출이 반토막난 데 대해서도 "소규모 가맹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2010년 당시 가맹사업의 주력 브랜드는 대형 점포를 운영하는 한신포차, 본가, 새마을식당 등이었고 따라서 개별 가맹점들의 연매출 역시 높게 기록됐다. 그러나 2015년을 기점으로 빽다방 등 중소형 점포 위주의 브랜드가 출시됐고 그에 따라 연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더본코리아 측은 "단순히 2010년과 2023년의 가맹점 연매출을 비교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평균 영업기간이 약 3년에 그친다는 전가협 주장에 대해서도 "영업기간과 존속기간을 오인한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영업기간은 '영업 중인' 개별 가맹점의 영업 개시로부터 현재까지를 의미하는 반면, 존속기간은 개별 가맹점의 영업 개시부터 폐점까지를 뜻한다. 그러므로 영업기간을 인용하며 "더본코리아 가맹점이 약 3년 만에 폐점했다"는 주장은 틀렸다는 것이다. 영업기간은 폐점 시기가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폐점을 기준으로 한 존속기간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더본코리아 소속 가맹점의 존속기간은 지난해 기준 8.7년으로 전체 프랜차이즈 평균 존속기간(7.7년)보다 더 길다고 주장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반하지 않은 보도로 당사는 물론 가맹점주들의 영업, 신용 등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면서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해 사실과 다른 허위, 과장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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