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인데…한겨울에 형형색색 꽃 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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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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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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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아타카마 사막, 드물게 7월 개화 시작
보통 엘니뇨로 강우 쏟아지는 해에 목격돼
'가장 건조한 지역'…구리 생산 중심이기도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꼽히는 칠레 사막에서 한겨울에 개화가 관찰돼 눈길을 끌고 있다. 8일(현지시간) 칠레 매체인 라테르세라는 "칠레 북부 안데스산맥 서쪽에 자리한 아타카마 사막에 최근 며칠 새 형형색색의 꽃이 피었다"고 보도했다. 아타카마 사막의 개화는 대개 5∼7년에 한 번씩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보통 남반구의 봄인 9월부터 10월 중순 사이에 드넓은 꽃밭이 펼쳐진다.

아타카마 사막을 수놓은 꽃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그런데, 올해는 한겨울에 해당하는 7월에 전후로 개화가 이뤄졌고 현재는 꽃들이 사막을 수놓았다. 이처럼 혹독한 환경을 딛고 개화하는 것은 지난 2015년 4∼5월 이후 9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21년에도 6월에 꽃이 관찰된 적은 있으나, 일부 지역에 국지적인 형태로 소규모로 피어났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이 메마른 사막에서의 개화는 보통 엘니뇨 등으로 예년보다 비가 많이 오는 해에 목격된다. 이번 개화에 대해 세사르 피사로 칠레산림공단(CONAF) 내 아타카마 생물다양성보존팀장은 "가을부터 시작된 비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6주 안에 아타카마 사막에 최소 15㎜의 강우량이 예상된다"며 "7∼8월이면 '꽃 피는 사막 현상'(데시에르토 플로리도)을 완전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실제로, 지난달 칠레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칠레 국가재난예방대응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사흘간 칠레 중부엔 최대 350㎜의 강우량이 기록됐는데, 이는 2023년 한 해 동안 내린 비의 양보다 많다. 칠레 기상청은 수도 산티아고에 오는 14일까지 평년 6월 한 달 강우량에 해당하는 80㎜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칠레 정부는 16개 주 가운데 5개 주에 최고 수준의 재난 경보를 내린 상태다.

아타카마 사막은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 중 하나로, 일부 지역은 500년 넘게 비가 내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무지처럼 보이지만 전 세계 구리의 3분의 1이 생산되는 칠레 구리 생산의 중심지이자 관광 명소다. 이곳의 지방자치단체는 20세기 후반부터 자체 법령과 규정 등으로 아타카마 사막 개화 시 꽃을 꺾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등 '꽃 피는 사막 현상'을 보전하고 있다. 칠레 중앙정부 역시 200종 이상의 꽃과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2023년 7월 국립공원을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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