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파워 있어야 연구 가능"‥킴벌리 부딜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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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4. 오후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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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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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연구 차별화 만들어"
연내 가동 세계 1위 슈퍼컴 예약 '엘 캐피턴' 연구 활용 중요성 강조
예산 부족 국가 슈퍼컴6호기 도입 지연에 국내 과학계는 '발동동'
킴벌리 부딜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 소장이 3일 나노코리아 2024 개막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지금 우리는 속도가 (연구의) 차별화를 만드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킴벌리 부딜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장은 지난 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4’ 기조연설 후 기자와 만나 강력한 컴퓨팅 파워의 중요성을 이같이 밝혔다.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 연구소로, 에너지와 바이오, 기후변화 등을 연구한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핵융합 점화를 통해 순에너지를 증가시키는 데 연이어 성공하며 에너지 분야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바 있다. 부딜 소장은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의 첫 여성 소장이다.

그는 국가적 연구개발(R&D)의 성과를 앞당기는 데 획기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며 한국 정부도 슈퍼컴퓨터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딜 소장은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은 훨씬 더 넓은 범위의 가능성 속에서 해답을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해주고 방향도 알려준다. 컴퓨터의 도움 없이 오로지 실험만 한다면 모든 경우의 수를 확인하기 위해 끝없는 실험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킴벌리 부딜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 소장이 3일 나노코리아 2024 기조연설에서 연구소가 보유해온 슈퍼컴퓨터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백종민 기자


현재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가 사용 중인 슈퍼컴퓨터는 시에라(Sierra)다. 이 컴퓨터는 2022년 실측 기준 125PF(1PF는 초당 1000조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성능)의 성능을 발휘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강력한 슈퍼컴퓨터였다. 이 외에도 연구소가 보유한 컴퓨터 14대는 모두 전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를 다투는 ‘톱500’에 올라 있다.

로런스 리버모어 연구소의 컴퓨팅 파워 욕심은 멈추지 않는다. 부딜 소장은 이날 ‘파괴적인 기술 혁신을 이끄는 방법’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연구소가 올해 가동 예정인 엑사케일(초당 100경번 연산)급 슈퍼컴퓨터인 엘 캐피턴(El Capitan)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엘 캐피턴이 가동되면 현재 세계 1위 슈퍼컴퓨터인 미 오크리지 연구소의 ‘프런티어’를 넘어 성능순위 1위가 될 것임을 자신했다. 엘 캐피턴은 200경번 이상의 계산 속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 캐피턴은 미국의 핵무기 관련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딜 소장이 강조한 컴퓨팅 중요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 상승으로 인한 예산 부족으로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딜 소장은 한국 정부가 국가적 R&D 지원을 위해 국가 슈퍼컴퓨터 도입에 예산을 투입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우회적으로 찬성의 뜻을 표했다.

그는 "컴퓨터는 (연구에) 정말로 도움이 된다. 나에 앞서 발언한 연사(삼성전자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의 언급대로 AI가 우리의 학습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거대한 컴퓨터는 과학 발전을 빠르게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속도가 차별점을 만드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익명을 요구한 과학계의 한 관계자도 "과기정통부와 기획재정부가 서둘러 예산을 편성해 국가 슈퍼컴 6호기 설치 계획을 마무리해야 국내 과학 연구가 뒤처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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