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트럼프와 박근혜, 피습 상황 ‘리더’ 역할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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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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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동아 LIVE] 이준석 의원이 보는 韓 전대·美 대선

● 트럼프,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 22代, 의원 ‘고유성’ 사라지고 ‘집단성’만 강화
● 조국, 내 새끼는 안 되고 한동훈 딸은 수사?
●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전형적 ‘비토크라시’
● 김건희 청문회 출석? 김혜경 출석시킨다면?
● 韓 ‘댓글팀’? “내부 아는 사람 지적, 제일 무섭다”
● 거국내각 구성하면 尹 정치력 돋보일 것






“위기 상황을 맞아 패닉상태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금 우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 직후 보인 행동을 보고 놀라워하고 있지만 (2006년 지방선거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커터 칼 피습을 당한 뒤 처음 한 말이 ‘대전은요’였다”며 “본인이 이끄는 조직에 대해 리더로서의 역할을 망각하지 않았음을 선명하게 드러낸 단어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에게 위기는 개인적이든 국가적이든 항상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그 같은 (위기) 상황을 맞아 패닉상태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피습 사건을 통해 논란이 많았던 정책 행보와 관계없이 목표 의식이 뚜렷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리더로서 자기 역할을 망각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줬다”고 말했다.

7월 15일 월요일 오전 서울 충정로 ‘신동아’ 인터뷰룸에서 만난 이 의원은 주말 사이 미국에서 벌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사건을 화두로 말을 꺼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지호영 기자]
“피습 사건, 트럼프에 호재로 작용”
이 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 건강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트럼프 피습 사건이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번 사건이 굉장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선 후보 교체론에 대해 이 의원은 “후보 교체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한 이 의원은 “미 대선 제도가 우리와 달라 후보 사퇴가 어려운 점이 있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법정 선거비용을 선거 뒤 보전해 주지만 미국에서는 ‘슈퍼팩’이라고 해서 선거자금을 수천억 원, 조 단위로 미리 모금해서 쓴다. 그런데 모금한 돈의 목적이 ‘바이든 지지’였으면 다른 데 쓸 수가 없다. 그렇기에 (후보를 교체하더라도) 자금력에서 현저하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미디어 선거 영향이 굉장히 큰데 만약 후보를 교체하면 (자금력 문제로) 영향력이 큰 비싼 TV 광고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을)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대신 오바마를 TV토론에 내보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민주당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미 대선 결과가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에 대해 그는 “트럼프가 개인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듯, 우리나라도 미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핵추진잠수함을 우리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요격 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 그런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엇 미사일은 북한의 지상 발사를 감시하기 위해 레이더가 대부분 북쪽을 향한다. 문제는 북한이 잠수함으로 동해나 남해로 내려왔을 때다. 더욱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핵 탑재 능력까지 갖추게 될 경우 심각한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그때를 대비해 우리도 위성이나 초계기 같은 정찰자산을 통한 감시강화 외에도 장기 잠항으로 북한 잠수함이 내려오는 것을 막고 미사일 요격까지 가능한 핵추진잠수함을 갖출 필요가 있다.”

여권, 유전병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
화제를 22대 국회로 돌렸다. 네 번째 도전 만에 22대 국회에 첫 입성한 그는 한 달 반의 국회 경험을 이렇게 압축했다.

“국회의원 개개인의 고유성은 사라지고 집단성이 굉장히 강화돼 있다.”

이어 그는 “민주당에서 협상 파트너 구실을 하던 홍영표, 전해철 등 허리 역할을 하던 수도권 중진이 대부분 낙천하면서 양극단 정치가 더욱 심해진 양상”이라며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추진하는 민주당과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한 조국혁신당을 겨냥해서는 “하루만 사는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 장모에 대해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하는 상황을 두고는 “의석이 많아 지금 당장은 기분 내기 좋을지 모르지만 같은 논리로 만약 어떤 사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청문회를 주장하면서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씨를 증인으로 출석시키겠다고 하면 논리적으로 받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국혁신당이 추진하는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은 “조국 대표가 언젠가 ‘어미를 집어넣었는데 새끼까지 집어넣으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얘기한 적 있다”며 “법무장관이던 자신 때문에 가족이 연좌돼 수사받고 처벌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그런데 지금 (한동훈 특검법을) 보면 ‘내 새끼는 안 되고 한동훈 장관 딸은 수사하자’는 것 아닌가. 논리적으로 심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해선 “멋있는 사람이 안 나온 것 같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지방선거를 2년 앞두고 치러지는 전당대회인 만큼 어떻게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냐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놓고 겨룰 줄 알았는데, 전형적인 ‘비토크라시’(vetocracy·상대 주장을 거부하는 극단적 정파 정치)로 흐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전대에 출마한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세 사람과 황우여 비대위원장, 윤석열 대통령까지 서울 법대 출신”이라며 “(여권 지도부가) 지나치게 동질화돼 있어 ‘유전병’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 의원은 “총선 전 비대위원장은 정당에서 최고 권력”이라며 “그런 상황에서도 당 개혁을 못 해 총선에서 패한 사람이 두 달 만에 무슨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번에는 잘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 불거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 논란’에 대해 이 의원은 “내부를 잘 알고 내용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지적했을 때가 제일 무서운 법”이라며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대통령이나 여사와의 친밀도를 강조해 왔던 인사이고, 무엇보다 지난 총선 때 공천 취소 전까지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과도 상당한 관계를 갖고 있었기에 그의 발언이 더 뼈아플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장 전 최고위원 발언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얘기하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고 전망했다.

욕쟁이 할머니집에서 밥을 먹는 이유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은 지금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엄청난 배신감에 휩싸여 있을 것”이라며 “부하 검사로 함께 일하던 사람을 젊은 나이에 법무부 장관이란 요직에 발탁해 쓰고, 위기 상황에서 ‘믿는다’며 비대위원장으로 내려보냈는데 지금 이렇게 나오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불만이 생겨 믿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욕쟁이 할머니집에 가서 밥을 먹는 이유는 밥이 맛있기 때문”이라며 “밥맛도 없으면서 욕만 한다면 진짜 갈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비유했다. 그는 “이준석과 한동훈을 놓고 보면 이준석은 선거라도 이겼지. 한동훈은 선거에 이긴 것도 아닌데 말도 안 듣는다? 선거도 지는데 자기 말도 안 듣는다면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의원은 “여당이 추진하려는 정책 대부분은 상임위에서 야당의 절대 과반 의석에 막혀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윤 대통령이 (총선 후) 큰 맘 먹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회동한 것처럼 그 연장선상에서 다른 움직임이 있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선 내각부터 싹 바꿔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에게 총리를 추천해 달라고 하고, 제 정당에 장관 후보들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청문회 통과가 수월할뿐더러 지금까지 말만 나왔지 실현되지 않았던 거국내각을 윤 대통령이 실천하게 되는 것 아닌가. 거국내각 구성만으로도 윤 대통령의 정치력이 돋보이게 될 것이다.”

신동아 8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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