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vs 78세…美 대선이 ‘老老 대결’이 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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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태의 뷰파인더] 세대교체 실패한 美, 더 심각한 대한민국

● 美 38.9세, 中 37세, 유럽 44세, 韓 45세 ‘중위나이’
● 클린턴, 부시, 트럼프, 바이든 1940년대生
● 베트남전 反戰운동, 킹 목사‧케네디 암살…
● 격변기와 컴퓨터 혁명…40년대 생들의 정치화
● 정치 지배하는 베이비부머의 노화
● 늙은 대한민국, 1960년대 생들의 장기 독재
● 우리는 다음 세대로의 이행 준비하고 있는가


6월 27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CNN이 주관하는 미국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맞붙고 있다. [AP 뉴시스]
“그…그러니까 그 상황…코로나에서, 제가 가능한 한 가장 적합한 사람을…죄송합니다.”

6월 27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CNN 스튜디오.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둔 첫 번째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의 모습은 4년 전과 전혀 달랐다. 2020년 대선, 70대 후반 나이에도 카랑카랑한 말투로 트럼프를 밀어붙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초점을 잃어버린 흐릿한 눈빛으로,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혼동하고 있는 듯 한 애처로운 노인이 서 있었을 뿐이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발칵 뒤집어진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대선을 고작 넉 달 앞둔 시점에 현직 미국 대통령이 정상적 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모습을, 가장 중요한 생방송 무대에서 보였으니 말이다.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일제히 사설‧칼럼을 통해 그가 지금이라도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이 다음날인 28일,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는 미국 성인 2648명을 대상으로 ‘민주당이 이기려면 누구를 후보로 지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절반에 가까운 49%가 바이든이 아닌 다른 이를 택했다. 반면 바이든 지지를 유지한 사람은 30%에 지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선을 고작 넉 달 앞둔 시점. 그야말로 ‘바이든 쇼크’가 민주당을 넘어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셈이다.

과연 바이든이 후보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영부인 질 바이든과 측근들의 태세는 확고한 ‘사퇴 불가’다. 낸시 펠로시, 힐러리 클린턴 등으로 대표되는 민주당의 ‘인사이더’들 역시 현직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진 않다.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78세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고령만을 문제 삼는 건 불합리하다는 것.

6월 28일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한 시민이 미국 대선 후보 첫 TV토론회 방송을 보고 있다. [뉴스1]
美 38.9세, 中 37세, 유럽 44세, 한국 45세
사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라다. 지난해 미국 인구조사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7월 기준 미국의 중위연령은 38.9세다. 물론 2000년 35세에서 확 늘어났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그렇지 않다. 중국의 중위연령은 37세로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은 44세로 미국보다 나이가 많다. 물론 중위연령 45세의 대한민국엔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의문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전 세계 젊은 인재가 몰려드는 나라다. 그런데 왜 70대 후반과 80대 초반 노인이 서로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걸까. 이는 우연이 아니다. 미국 대선이 바이든과 트럼프의 ‘노노(老老) 대결’로 변해버린 이유를 살펴보자.

여기서 잠깐 퀴즈.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든 빌 게이츠는 몇 년생일까. 애플을 창업한 그 사람, 스티브 잡스는 몇 년 생일까.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라는 두 대학원생이 만든 벤처기업에 경영자로 초빙돼 구글을 세계 최고의 테크 기업으로 키워낸 에릭 슈미트는?

놀라지 마시라. 모두 1955년생이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테크 기업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모두 같은 해에 태어난 것이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세계적 경영저술가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이들은 탁월한 지능과 여러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만한 노력을 기울인 것 또한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이 고만고만한 성공에 머물지 않고 역사적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많은 부분 운에 의해 좌우됐다. 딱 좋은 시기에 딱 알맞은 나이인 행운, 이른바 ‘생년운’을 타고났던 것이다.

글래드웰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보자. 컴퓨터는 원래 거대한 장비, 시설물이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개인용 컴퓨터가 개발됐고, 점점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컴퓨터를 들여놓는 세상이 왔다. 특히 앨타이어(Altaire) 8800 컴퓨터 출시가 결정적이었다. 397달러인 앨타이어는, 아주 저렴하진 않았지만 도저히 개인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비싸거나 부담스러운 물건도 아니었다. 이렇게 개인용 컴퓨터 시대가 열렸다.

개인용 컴퓨터 혁명과 세대 효과
이때가 바로 1975년이다. 여기서 생년운이 중요해진다. 개인용 컴퓨터라는 혁명적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 새로운 기류를 타고 가장 높은 곳까지 상승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밤새도록 컴퓨터를 조립하고 프로그래밍을 해도 좋을 만큼 육체가 한창 활달하고 두뇌 역시 팽팽 돌아가지만 책임져야 할 가정은 없는 나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지만 법적으론 성인이 된 나이. 사업을 하다 실패해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20세 내외’가 적격이다. ‘아웃라이어’의 한 대목을 펴본다.

“대학을 졸업한 뒤 수년 후 1975년을 맞이한 사람들은 낡은 패러다임에 속해 있었다. 갓 집을 샀고 가정을 꾸려 자녀가 커 나가고 있던 터라 397달러짜리 컴퓨터 키트가 제시하는 그림의 떡을 먹기 위해 좋은 직장과 집을 포기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러므로 1952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은 논외다. 동시에 너무 젊어서도 안 된다. 아무리 1975년의 무대에 뛰어들고 싶을지라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958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도 빼자.”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에릭 슈미트가 모두 55년생 동갑내기인 것은 우연이지만 우연이 아닌 것이다. 1975년, 그 혁명의 해에 위 세 사람은 모두 ‘다가올 혁명의 일부가 될 수 있으면서도 그것을 놓칠 만큼 많지는 않은 나이’였으니 말이다. 요컨대 1975년의 개인용 컴퓨터 혁명은 1955년생을 위한 레드카펫이 된 셈이다.

(왼쪽부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이들은 모두 1955년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동아DB]
미국 정치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길게 IT 산업 이야기를 한 이유는 이러한 ‘세대 효과’가 정치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는 산업, 특히 신기술의 발전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IT 업계보다 상대적으로 연령 제한이 느슨한 편이지만 특정 연령대의 집중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

1992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했다. 그는 1996년 연임에 성공했고, 2000년 공화당의 조지 W. 부시가 당선됐다. 부시도 한 차례 연임했고,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2008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오바마도 한 차례 연임했으며, 그 뒤를 이은 2016년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이례적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2020년에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백악관 열쇠를 가져갔으며 현재 그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여기서 오바마를 제외한 나머지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1940년에서 1950년 사이에 태어났다는 것. 특히 1946년생들이 두드러진다. 클린턴, 부시, 심지어 트럼프까지 무려 세 명의 대통령이 1946년생이다. 1942년생인 바이든은 그들보다 조금 나이가 많지만 아무튼 1940년대에 태어났다는 점에서는 같다.

베트남전, 킹 목사‧케네디 암살…1940년대 생들의 정치화
대체 왜 이런 ‘우연’이 생긴 걸까. 작은따옴표로 강조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이는 사실 우연이 아니다. 마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힘 있는 세 사람이 1955년생인 것과 비슷한, 우연처럼 보이는 필연이다. 1946년생은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 그 중에서도 정점이라 할 수 있는 1968년의 분위기를 ‘딱 좋은 나이’에 경험할 수 있었던 나이인 것이다.

빌 클린턴의 한 살 어린 아내이자 정치적 동지로서 함께 성장해온 힐러리 클린턴(1947년생)의 자서전 ‘살아있는 역사’는 1940년대 생들이 맞이한 정치적 조직화와 성장의 기회를 정직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당하고, 베트남군의 ‘구정 공세’로 월남전이 수렁에 빠지고, 린든 B. 존슨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사퇴하고, 로버트 캐네디가 암살당하는 극심한 정치적 혼돈이 펼쳐졌던 그 해, 힐러리는 대학교 3학년이었다. 정치적 의식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 경로를 결정할 나이, 그러면서도 반전(反戰) 운동으로 인한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있는, 역시 ‘딱 좋은 나이’였다.

이는 월남전 반대 운동을 계기로 정치의식에 눈을 뜬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미국의 전후 보수 정치의 거물들 역시 대체로 비슷한 나잇대다. 본인이 대통령이 된 조지 W. 부시가 일단 그렇다. 그를 위해 책사 노릇을 했던 칼 로브(Karl Rove) 전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은 한층 더 극적이다. 힐러리가 ‘운동권’으로서 걸었던 길을 칼 로브는 ‘안티 운동권’으로서 똑같이 밟아나갔던 것이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책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에 따르면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까지 이어진 혼란의 대학가 속에서 대학생이던 칼 로브는 1970년 민주당 후보 진영에서 훔친 선거 팸플릿 안에 맥주를 무료로 준다는 가짜 전단지를 끼워 넣어 선거 집회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이듬해엔 전국대학공화당위원회(College Republican National committee)에서 상임이사직을 맡기 위해 대학을 자퇴했다.

칼 로브는 1946년생은 아니었지만 대학 자퇴를 통해 생년운을 맞춘 셈이다. 그 반대의 경우가 지금 논란의 핵심에 있는 바이든일 것이다. 바이든은 1942년생으로 다소 일찍 태어났지만 1960년대에 다섯 차례나 입영을 연기하며 로스쿨을 졸업했다. 클린턴 부부와 달리 학생운동 대신 직업 정치인의 길을 걸은 바이든은 1970년 이른 성공을 거둬, 고작 29세의 나이로 연방 상원의원이 되는 기염을 토했다. 엄밀히 따지면 전후 출생 세대인 베이비부머가 아니지만 베이비부머와 정치적 연령대를 함께하게 된 셈이다.

美 정치 지배하는 베이비부머가 노화한 결과
앞서도 언급했듯 이 법칙은 절대적이지 않다. 1961년생 버락 오바마라는 예외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바마 당선은 2008년 경제위기라는 예외적 상황의 결과물이다. 오바마가 재선까지 총 8년의 임기를 마치자 미국 정치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1940년대 생들의 놀이터로 되돌아갔다.

그것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78세, 81세 시니어들이 ‘루저(loser)’, ‘서커(sucker)’ 같은 비속어를 쏘아붙이다가, 심지어 초점 없는 눈으로 퀭한 표정을 짓는 광경까지 목격하고 말았다. 미국 정치를 지배하는 그 세대, 베이비부머가 통째로 노화한 결과다.

이 대목에서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특정 세대가 70대, 80대가 되도록 ‘다 해먹고’ 있다니, 미국엔 패기 넘치는 청년 정치인이 없단 말인가. 당연히 없지 않지만 베이비부머의 힘이 너무 막강해서 문제다. 미국의 1988년생 사회비평가 맬컴 해리스의 책 ‘밀레니얼 선언’의 한 문단엔 이렇게 쓰여 있다.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베이비부머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팽창하는 미국의 주인공으로 성장해나갔다. 지금 우리가 ‘청춘’ 같은 단어를 들을 때 떠올리는 그림은 모두 그 베이비부머들이 10대와 젊은 성인기를 보낼 때 만들어진 표준적 이미지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들이 청춘의 표준인 것이다. 미디어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출생 코호트(집단)가 누구인지 생각해본다면 전혀 놀랄 일은 아니다.”

1940년대 생들은 베트남전 반대 운동(혹은 그 운동에 대한 반대 운동)을 통해 빠르게 정치에 눈을 떴다. 1950년대 생들은 개인용 컴퓨터 혁명을 ‘딱 좋은 나이’에 맞이했고, 그 결과 그들 가운데 일부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같은 회사를 만들 수 있었다. 베이비부머들은 영화, 방송, 뉴스 등 미디어 업계도 그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 자식뻘인 밀레니얼 세대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대학에 못 가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가 된지 오래다. 힘들게 대학을 가도 막대한 등록금이 기다린다. 한화로 억 원 단위의 학자금 대출을 짊어지고 사회에 첫 발을 들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직장을 얻어도 고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베이비부머는 전후 호황기에 직장 생활을 했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의 직장인은 언제 잘릴지 모르는 파리 목숨이다.

안정적 근로소득의 차이는 자산의 차이로 이어진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해 3분기 기준 미국의 55세 이상 인구가 미국 전체 자산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70세 이상, 즉 1940년대 생의 자산만 해도 전체의 30%에 달한다. 반면 55세 미만 세대는 전체의 53.3%의 인구를 점하고 있음에도 자산 규모는 전체의 27%에 지나지 않는다.

스스로 세대교체 실패한 美…한국은?
미국의 상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노강청약(老强靑弱)’이라고 할 수 있다. 노령층이 된 세대는 정치적으로 잘 조직돼 있고, 돈도 많고, 문화적 영향력까지 휘두른다. 반면 청년들은 정치적 집단행동의 학습을 해본 적도 없고, 근로소득과 자산에서도 열세다. 청년들이 인터넷과 유튜브 세대라는 것 역시 장점이 아닌 단점으로 작용한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세대 전체를 아우르는 문화적 코드와 아이콘 등을 갖기 어렵다는 뜻도 되니 말이다.

미국 정치는 스스로의 힘으로 세대교체를 하는 데 실패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선 토론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적 조직력, 경제력, 문화와 담론의 의제까지 장악한 특정 세대가 늙어가면서 미국의 정치가 덩달아 늙어버렸다. “위기란 옛것은 죽어 가는데, 새로운 것은 태어나지 않는 상황”이라는 그람시의 말을 새삼 인용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어떨까. 1987년 민주화 이후 지금껏 대한민국은 그럭저럭 세대교체를 해온 것도 같다. 최근 사례만 놓고 보더라도 1941년생 이명박부터 1953년생 문재인, 1960년생 윤석열 등 연령대도 고르게 분포된 듯하다. 하지만 우리의 실상은 미국보다 더 나쁘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은 미국보다 중위연령이 높고, 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나라다. 대한민국을 오늘에 이르게 한 역동성이 사라지고 나면 어떻게 될까. 정치적 조직력과 경제력뿐 아니라 문화 사회 담론의 주도권을 쥔 60년대생, 혹은 ‘n86 세대’의 장기독재로 이어질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그야말로 ‘60년대 생 천하’가 돼 있다. 반면 80년대 학번과 달리 90년대 학번, 70년대 생들은 정치적으로 존재감을 상실했다. 국민의힘의 김재섭, 개혁신당의 이준석, 천하람 등 80년대 생 정치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긴 하나 그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80년대 생인 밀레니얼세대엔 돈도, 조직도, 사회적 담론의 주도권도 없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선 토론은 정치의 진실을 잔혹하게 보여준 반면교사다. 세대교체는 강물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현상이 아니다.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경각심을 갖고 더 늦기 전에 다음 세대로의 이행을 준비, 실행해 나가야 한다.

노정태
● 1983년 출생
● 고려대 법학과 졸업, 서강대 대학원 철학과 석사
● 前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한국어판 편집장
● 저서 : ‘불량 정치’ ‘논객시대’ ‘탄탈로스의 신화’
● 역서 : ‘칩 워’ ‘인간의 본질’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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