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한국 게임업계...하반기 반등 위한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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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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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논란 계속 돼…유저와의 신뢰 회복이 관건
[하반기 반등 노리는 게임사]②
배틀그라운드x뉴진스 컬래버레이션 [사진 크래프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국내 게임사들이 계속되는 국내외 경기 침체로 인해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특히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도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 장르의 다양성 확보와 더불어 유저와의 신뢰 회복에 좀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몇 년 전부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리니지라이크’ 게임에 잠식된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7년 6월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모바일게임 ‘리니지M’은 당시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며 게임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후 게임사들은 너도나도 리니지M을 벤치마킹하기 시작, 이제 ‘리니지라이크’는 하나의 장르와도 같은 위치가 됐다.

리니지라이크 난립 및 확률형 아이템 논란 계속 돼

게임 유저 및 전문가들이 리니지라이크 게임을 경계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매출을 올리기 쉬운 리니지라이크 게임 특성상, 리니지라이크 게임 위주로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게임 장르의 다양성 감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리니지라이크 장르의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다. 한국이나 중국, 대만 등 일부 아시아권 국가에서만 인기가 높은 장르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리니지라이크 게임 위주로 잠식되고 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산업 경쟁력 저하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높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도 여전히 계속되는 모습이다. 올해 국내 게임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확률형 아이템’이다. 정부는 지난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를 시행했다. 직·간접적으로 유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모든 게임 아이템의 확률 정보 공개가 의무화된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일정 금액(현금 혹은 금전 대체물인 게임머니 포함)을 지불해 구매하지만, 구체적인 아이템의 종류나 그 효과와 성능 등은 소비자가 개봉 또는 사용할 때 우연적 요소(확률)에 의해 결정되는 상품을 말한다.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식 표현인 ‘가챠’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확정 이후 국내에서는 이에 따른 크고 작은 이슈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그라비티는 지난 3월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가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확인 결과 일부 아이템이 게임 내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발견했다”며 변경 사항을 공개했다.

최근에도 ‘배틀그라운드’ IP로 유명한 크래프톤에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발생한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내 유료 아이템 상점에 ‘뉴진스’ 협업 아이템을 출시하고 확률 정보를 공개했으나 실제 확률과 공개된 확률이 달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크래프톤은 앞서 배틀그라운드에 협업 아이템인 ‘뉴진스 전리품 팩’과 ‘뉴진스 최고급 꾸러미’를 출시했다. 그런데 최대 5회 도전하면 세트 도안을 100% 획득할 수 있다는 공지와 달리, 최고급 꾸러미를 5개 이상 구매해도 세트 도안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후 크래프톤 운영진은 “일부 인터페이스에서 문구가 잘못 적용된 부분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인게임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수정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배틀그라운드와 뉴진스 협업 아이템 확률 오기재 논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물관리위원회도 최근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제도 시행 100일 경과 현황’ 기자간담회를 열고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가 포함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된 후 100일 동안 266건의 위반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60%는 해외 사업자로 확인됐다. 법 위반 사항별로 보면 게임 내 또는 홈페이지에 확률을 표기하지 않은 경우가 59%, 광고에 확률형 아이템 존재 유무를 미표기한 경우가 29%였다. 소수점 위반 등 표시방법 미흡도 12%로 나타났다.
데이브 더 다이버 이미지 [사진 넥슨]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같은 참신한 게임 나와줘야

게임위는 위반사항이 확인된 266건 중 185건은 시정을 완료했으며, 시정요청에 응하지 않은 5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의뢰해 시정권고를 내렸다. 시정권고를 받은 5건은 모두 해외 게임사로,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퇴출까지도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유저들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 출시와 함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잠재워야한다고 말한다.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나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같은 독창적인 게임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이 나와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의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선보인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이다. 데이브는 블루홀을 탐험하며 해양 생물을 사냥하는 어드벤처 요소와 초밥집을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이 결합한 게임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가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P의 거짓은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울라이크 장르의 싱글 플레이 액션 RPG다. 사실적인 그래픽 기반의 세밀한 인물·배경 묘사와 이탈리아 고전 ‘피노키오’를 잔혹동화로 각색한 독특한 세계관, 그리고 뛰어난 액션성 등이 특징이다. P의 거짓은 국내 게임사 최초 ‘게임스컴 2022’ 3관왕·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장 돌파·대한민국 게임대상 6관왕 등 굵직한 성과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앞두고 있는 ‘스톰게이트’ 역시 게임 다양성 측면에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톰게이트는 ‘스타크래프트 2’, ‘워크래프트 3’ 등의 개발에 참여한 베테랑들이 모여 설립한 게임 개발사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가 제작 중인 신작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리니지라이크에 실망한 유저들이 늘어나면서 게임사들도 참신한 게임을 발굴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확률형 아이템 오류 역시 꼼꼼한 검수를 통해 사전차단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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