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한화호텔앤드리조가 아워홈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기 침체 영향으로 기업의 인수합병(M&A)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한화그룹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인지, 취재 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이 기자, 한화그룹이 단체 급식 업체 아워홈을 인수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자>
이번 거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이죠,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인데요.
우선 인수 대상은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미현 아워홈 회장이 가진 지분 57.84%입니다.
아워홈 지분 전량의 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57.84%의 지분과 경영권 매각 대금은 8600억원 대 수준입니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을 포함한 한화그룹의 유통 사업을 맡고 있죠.
2020년 식자재 유통·단체 급식(FC) 부문을 매각하면서 접었던 단체 급식 사업을 다시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 한화푸드테크는 급식 사업 본부를 신설했습니다.
<앵커>
이 시점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단체 급식 사업을 재개하려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은 1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2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에 비해,
그룹 내 입지가 좁았던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독립 경영을 시작하고 1년여 동안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죠.
특히 신사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푸드테크'입니다.
푸드테크란 푸드(Food)와 기술(Tech)을 합친 말로, 식품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첨단 기술이 결합된 산업을 말합니다.
2027년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3420억달러, 우리 돈 약 455조원에 이를 전망인데요.
아워홈은 올해 6월 기준 전국 850여 개 사업장에서 하루 200만식을 제공하고 있고요.
전국 8개 생산 시설과 14개 물류 센터를 보유 중인데요. 아워홈의 급식 사업장과 식자재 유통망은 푸드테크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트가 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라는 점에서도 긍정적입니다.
현대그린푸드, 삼성웰스토리가 각각 현대, 삼성그룹 계열사에 급식 서비스 중이죠.
우주항공, 방산, 에너지 등의 사업장을 갖춘 '한화그룹' 고객사를 확보하게 됩니다.
고환율·고금리·경기침체 등으로 소비 시장 전반에 한파가 찾아 왔지만,
저렴함을 무기로 한 급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아워홈은 건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코로나19 여파로 창사 첫 적자를 낸 아워홈은 3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1조9834억원으로 전년보다 8%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75% 증가한 942억원이었습니다.
<앵커>
그룹의 DNA인가요. 한화는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화약 사업으로 시작한 한화는 방산, 석유화학, 유통, 금융, 태양광, 항공우주 등으로 사업 영역을 고도화했습니다.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분야는 M&A로 진출하고,
원래 가지고 있던 사업은 M&A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인데요.
비교적 최근 사례를 짚어 보면요.
2012년 독일 큐셀을 인수해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진출했고요.
2014년 인수한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그룹 방산 사업의 중심에 있죠.
지난해에는 대우조선해양, 지금의 한화오션을 사들였습니다.
<앵커>
성사만 된다면 한화그룹의 또 하나의 먹거리가 생기는 건데 장애물은 없습니까?
<기자>
10년 가까이 이어진 아워홈 오너가의 '남매의 난'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힙니다.
아워홈은 창립자 고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구미현 회장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오빠와 막내 동생 사이를 오가면서 편을 들다가 최근 본인이 회장 대표이사에 올랐습니다.
이렇게 일단락이 됐지만 지분율이 비슷해 불씨는 여전하다는 평가입니다.
이번에도 아워홈의 우선매수권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고 구자학 회장은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가 팔리는 것을 막기 위해 우선매수권을 부여했죠.
누군가가 지분을 제3 자에게 매각하려 할 때 다른 형제나 자매가 같은 조건에 먼저 인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우선매수권 적용 여부를 두고 법적 소송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2022년에도 매각을 추진했다 실패한 사례가 있죠.
한화는 차녀와 삼녀 측까지 아워홈 지분 전부 인수를 타진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