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제3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수권소위원회에서 특별계획구역Ⅱ(CP2) 관련, '도시관리계획(마곡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이 수정가결됐다. 앞서 지난달 24일 공동위에서 보류된 안건을 다시 심의·의결한 것이다. 지구단위계획(안)은 주민 재열람 등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고시될 예정이다.
해당 부지에 조성된 시설은 마곡지구 내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인 마곡나루역 인근 생활형 숙박시설 '롯데캐슬 르웨스트'다. 당초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내 전시·컨벤션, 관광호텔, 문화및집회시설 등을 조성하며 예상되는 방문자의 장기숙박을 지원하고자 계획된 생활숙박시설이다.
총 사업비만 1조2천억원을 들여 5개 동(지하 6층∼지상 15층) 876실 규모로 조성,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시공을 맡은 롯데건설은 시행사인 마곡마이스PFV의 지분 29.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지난 2021년 8월 분양 당시 84~88㎡ 분양가가 14억~17억원에 달하는데도 57만여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657대 1에 달했다. 정부의 아파트 규제 강화로 생숙이 대체재로 떠오른 영향이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 제한이나 종부세·양도세 중과도 없어 분양 직후 최고 2억원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생숙 투기 과열 조짐이 나타나자 정부는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 생숙의 주거 사용을 금지했다. 생숙을 주거용으로 쓰려면 오피스텔로 용도 전환하고 용도 전환하지 않을 경우 분양가의 1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수분양자와 시행·시공사 간 갈등이 깊어지며 입주를 앞두고 소송과 민원이 이어졌다. 분양자나 세입자가 거주할 수 없게 된 데다 금융권이 대출액을 확 줄여 잔금 납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롯데건설도 분양계약자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하면 내년 만기를 앞둔 대출 상환이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번 변경안 의결에 따라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오피스텔 전환이 가능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오피스텔을 허용하는 용도 계획과 이에 따른 주차장 확보 기준을 변경하는 주민 제안 내용으로, 마곡지구 내 생활숙박시설과 오피스텔 현황 분석을 통해 종합 검토했다"고 전했다.
생숙의 오피스텔 전환을 통한 '주거 허용' 길이 열리면서 그동안 적지 않은 사업장에서 불거진 갈등이 해결 실마리를 찾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숙박업 신고 의무를 명시한 2021년 12월 이전 사용승인을 받은 생숙은 9만6천실이다. 이 중 오피스텔로 용도가 변경된 사례는 경기 안양시, 부산 해운대구 등 총 1,173실에 불과하다. 이에 생숙 수분양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1천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