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거래일째 '사자'…기관은 두산밥캣 집중 매수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최고 수혜는 ㈜두산이란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23일 두산의 주가도 6거래일만에 반등에 나섰다.
오전 9시 8분 현재 두산의 주가는 전날보다 10,500원, 5.14% 오른 20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간 19% 가까이 빠졌다가 상승 전환한 모습이다.
같은 시각 두산로보틱스는 2.76%, 두산밥캣은 2.05% 강세를 보이고 있고, 두산에너빌리티는 -0.25% 약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의 투자 동향을 보면 기관은 두산밥캣에 대한 강력한 순매수세를 7거래일째 보이고 있고, 외국인은 두산과 두산로보틱스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눈에 띈다.
이날 두산밥캣이 기존 자사주를 비롯해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원으로 취득하게 될 자사주까지 연내 소각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오는 9월 25일 임시 주총에서 자사주를 합병 법인의 신주로 발행하지 않고 일괄 소각하는 방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은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화룡점정은 그룹의 캐시 카우이자 손자회사였던 두산 밥캣이 ㈜두산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에 대한 두 가지 옵션을 갖게 되었다"며 밥캣을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법 혹은 두산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법을 시나리오로 꼽았다.
김 연구원은 "매출 10조원 기업과 매출 500억원 기업의 합병이기 때문에 영향력과 존재감 측면에서 사실상 신규 합병회사는 두산 밥캣으로 봐야 한다"며 "결론적으로 두산 로보틱스를 활용한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주 두산의 손자회사였던 그룹의 캐시카우 밥캣이 드디어 두산의 자회사가 되는 그림"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면 단기적으로 두산은 두산밥캣의 지배력이 증가(13.8%→42%)하고, 밥캣의 이익 현금배당 유입과 두산로보틱스의 재무 안정성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두산밥캣과 로보틱스가 합병하면 사실상 밥캣이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인수합병(M&A) 규제도 해소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로보틱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밥캣 매수의 차익 거래가 유효하다"며, "최악의 상황인 다운리스크 측면에서도 밥캣과 에너빌리티의 상대 퍼포먼스는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