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엄포보단 생존"…주담대 금리 내리는 지방銀

입력
수정2024.07.09. 오후 5:46
기사원문
김예원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가계대출이 이달 초 나흘만에 2조 넘게 늘었죠. 가파른 속도에 정부가 연일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방은행들은 오히려 낮은 금리를 내세우며 주택담보대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세한 내용 경제부 김예원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일부 지방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낮아졌다고요?

<기자>
국내 지방은행은 경남, 광주, 부산, 전북, 제주은행, 대구은행 등 총 6곳이 있는데요.

최근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대구은행인 iM뱅크와 경남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특히 낮게 형성돼있습니다.

통상 지방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다고 알려져있는데요.

최근엔 달라진 양상입니다. 지난 5월 경남은행이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만기 10년 이상)의 평균 금리는 3.82%인데요. 국내 5대은행의 평균 금리를 밑돌고요.

경남은행과 iM뱅크의 경우, 저금리 마케팅을 펼쳐온 인터넷뱅크인 카카오뱅크보다 금리가 더 낮습니다.

지난 3월 주담대 금리를 비교해보면요. 지난해엔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가 크게 났지만, 올해는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지방은행들이 그만큼 금리를 많이 낮춘거죠.

이렇게 주담대 금리를 낮게 가져가다보니, 1분기 지방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가파르게 늘었습니다.

부산은행과 iM뱅크의 1분기 주담대 잔액은 각각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 32% 급증했는데요.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증가율이 1년간 5%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대출액이 늘어난 겁니다.

<앵커>
정부가 연일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올리면서 관리에 나선 모습인데, 지방은행들은 좀 다른 모습입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오히려 지방은행들은 주담대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방의 중소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이 대출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면서 지방은행의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입니다.

1분기 말 기준 6개 지방은행의 연체 대출 잔액은 총 1조3,771억 원인데요.

금융감독원이 통계를 공개한 2008년 이후 최대치이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기가 부진했던 2020년 1분기보다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연체율로 보면요. 시중은행보다 수치가 더욱 안 좋고, 경기가 부진한 전북과 제주 등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지방은행들은 금리가 낮아 이자는 덜 받더라도 회수 가능성이 높은 주담대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겁니다.

<앵커>
연체율이 급등하며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지방은행이 안전한 대출에 집중하면서 건전성 관리를 하고 있다는 건데,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를 통해 건전성 관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방은행 가운데 상장사는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가 있는데요.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는 것과 달리 주가는 아직 견조한 흐름입니다.

다만 밸류업 기대감에 크게 오른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입니다. 연체율 같은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탓일 겁니다.

앞으로 전망이 중요할텐데, 금융권에선 고금리 기조가 꺾이지 않으면서 한계에 부딪힌 지방 자영업자나 기업들이 늘고 있는 만큼

지방은행의 연체율 상승 추세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거란 경고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고금리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살펴봐야겠는데,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이틀 앞두고 한은 총재가 오늘 국회에서 업무보고를 했죠. 어떤 내용이 나왔나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틀 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예정된 관계로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기준금리 결정의 핵심요인인 물가와 관련해선 2% 중반으로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고,

금융과 외화 부문의 최근 흐름에 대해선 경계를 내비쳤습니다.

금통위를 지켜봐야겠지만, 시장에선 이 총재가 물가 둔화에 자신감을 나타낸 만큼, 이달엔 동결을 하더라도 인하 논의 임박을 시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