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약값 1억원 '그림의 떡'…희귀질환 환자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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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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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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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약에 비해, 적용되지 않는 약은 환자가 부담하는 가격이 무척 비싼 편입니다.

희귀질환 환자의 경우 약이 없거나, 있어도 절반 정도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비싼 약값에 애를 먹고 있다는데요.

김수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방치하면 시력을 잃을 수 있는 희귀 유전병 '리베르시신경병증(LHON)' 환자 이민혁씨.

이 씨 같은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한 의약품의 한 달 약값은 약 750만원 수준.

1년이면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20대인 이 씨는 선뜻 약을 처방받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민혁 / 희귀질환자 : 고등학교 3학년 때, 공부하다가 시력이 안 좋아진 걸 느끼게 됐고…(약값 때문에) 엄마 아빠가 땅도 팔려고 했고, 집도 팔려고 했고 그랬었어요. 20만원 선만 되어도 가족들도 약간의 부담은 덜 수 있을 것 같아요.]

약을 공급하는 제약회사에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주기도 하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설명.

환자들은 해당 치료제와 동일한 성분의 건강기능식품을 해외에서 구매해 먹지만, 약이 아닌 식품인데다 '직구'의 형태라 품질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김응수 / 중앙대광명병원 안과 교수 : 약을 드시면 30~40% 정도까지 그 비율(시력이 회복되는 비율)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너무 고가이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어렵죠. 직구해서 드시는 분들이 제가 보기에는 10명 중 9명 넘는 것 같습니다. 직구에 대한 안정성은 사실 증명이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면 환자가 부담하는 가격은 적으면 5% 수준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100%를 내야 합니다.

국내 희귀의약품 급여율은 약 53%로 독일이나 프랑스보다 크게 낮은 수준.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어, 특정 약에 대한 통계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보험 적용이 쉽지 않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이 한정적이라는 점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김응수 / 중앙대광명병원 안과 교수 : 안타깝죠. 누구는 돈이 있으면 먹을 수 있고 누구는 돈이 없으면 먹을 수가 없잖아요. 의사로서 보면 경제적인 것에 상관없이 선택권은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

희귀질환자의 치료제 선택권을 위해, 건강보험 급여 확대와 함께 다양한 재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

영상취재:이성근, 편집:김민영, CG:홍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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