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AI] '손바닥 감옥'이 된 소셜미디어‥디지털 마약에서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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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후 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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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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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이 영상 하나만 봐야지' 했다가 밤잠 설친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클릭 기록을 분석해 족집게처럼 좋아할 만한 영상들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 때문인데요.

실제로 유튜브 시청시간의 70%가 이 알고리즘의 결과였습니다.

문제는 사용자를 '많이' '오래' 묶어둬야 광고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 자극적이고 중독성 높은 콘텐츠를 주로 상단에 띄운다는 점입니다.

한국인의 88%가 사용하는 유튜브.

월평균 이용시간은 43시간으로, 미국인의 두 배였습니다.

그만큼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도 높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리포트 ▶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유튜브와 SNS 세상.

[최유라 (32)]
"기계마냥 그냥 계속 이렇게…"

[엄기영 (33)]
"제가 찾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냥 알고리즘 타고 다니는 거 같아요."

자극적 콘텐츠는 물론이고,

[박린아 (29)]
"도파민에 절여진 것들이 막 그렇게 엄청 많이 나와서, 한번 켜면 한두 시간은 기본으로 계속 보게 되고…"

재미삼아 보던 남들의 일상이 어느 순간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박린아 (29)]
"너무 다 잘 사는 것 같고 초라해지는 느낌…"

그만 봐야지 하면서도 끊기 어려운 건 '알고리즘'의 중독성 때문입니다.

신경전달 물질 도파민을 자극하는 동영상, 특히 숏폼은 '디지털 마약'으로 불릴 정도입니다.

가장 걱정되는 건 청소년입니다.

10대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는데, 자살 유발 콘텐츠는 4년 만에 10배로 늘었고 청소년 자살률도 높아졌습니다.

이런 고민을 담아 한 기업이 '알고리즘 바꾸기'를 실험해 봤습니다.

힐링·희망·도전 같은 긍정적인 주제로 전 세계 인플루언서 26명에게 영상을 의뢰했습니다.

행복하게 춤을 추는 노부부와 귀여운 새끼 동물들.

"이거 귀엽지. 야 다시 새로 고침해봐. 오~ 고양이."

이 영상들을 30분 동안 재생하자 추천 콘텐츠 10개 중 3개가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이용자들의 감정 역시 변화했습니다.

지난달 공개된 영상들이 18억뷰를 넘어섰는데, 자발적으로 비슷한 영상을 올리는 움직임이 생겨났습니다.

[공대원/LG전자 브랜드플랫폼팀장]
"어떻게 하는 것이 삶을 더 윤택하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AI를 설계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알고리즘을 정화하고 싶다는 갈증이 그만큼 컸던 겁니다.

[김경일/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지심리학자]
"(한국 사회는) 동질성이 지나치게 높고 그래서 비교가 굉장히 만연화되고 그리고 비교의 결과도 굉장히 가슴 아프기 쉽죠."

그렇다고 디지털 세상을 완전히 차단하고 살 순 없는 게 현실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현명한 디지털 사용법을 찾는 것,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유다혜 / 영상제공: LG전자, ODG / 디자인: 하상우, 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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