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섞인 수돗물 '콸콸'‥"임산부도 모르고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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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15. 오후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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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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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충북 청주의 수돗물에서 며칠째 이렇게 흙탕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파트와 주택 등 5천여 세대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요.

불과 넉 달 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는데, 문제는 지금 당장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흙탕물이 또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휴일 저녁, 파출소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지자체에서 나눠주는 생수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 부근 아파트 단지와 빌라촌 수돗물에서 흙탕물이 섞여 나와 이틀째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피해 주민]
"단수 혹은 물 지급 관련 문자로 뭔가를 받은 게 아직도 한 번도 없어요. (사고가) 날 수도 있고 개선하면 되는데 왜 행정부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냐고요."

특히 흙탕물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오염된 수돗물을 마신 주민들이 많았습니다.

탁한 색깔의 수돗물이 나온 뒤에는 맑아 보이지만 침전물이 가라앉아야 오염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산부인 한 주민은 흙탕물이 섞인 물에 밥을 지어 먹었고, 오염된 수돗물에 몸을 씻은 아이는 밤새 가려움증에 시달렸습니다.

[김소율/충북 청주시 오송읍]
"계속 뒤척거리면서 목을 계속 긁더라고요. 되게 빨개지고 간지럽다고 얘기도 많이 하고요."

주말과 휴일을 포함해 사흘째 흙탕물이 나오자 한 식당은 영업을 포기했습니다.

[식당 주인]
"지금 상수도 문제 있어서 그래서 문 좀 닫았어요. 죄송해요, 들어가세요."

5천여 세대가 흙탕물 피해를 입었고, 식당은 장사를 망쳤지만 어디에다 피해를 호소해야 할지 분통만 터집니다.

[식당 주인]
"식당 하는 입장에서 자영업자들은 물이 가장 중요한데 딱히 뭐 어떻다는 답변이 안 오고 있어서 너무 답답하고…"

흙탕물은 넉 달 전에도 나왔습니다.

[최재혁/청주시 누수관리팀장]
"(수도관) 공사 시공 당시에 토사가 유입되거나 공사 중에 부착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청주시는 이렇게 상수도관과 연결된 소화전으로 계속 물을 내보내면서 탁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청주시는 밤새 탁수를 배출한 만큼 지금은 오염도가 먹는 물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지만 상수도관 바닥에 여전히 적지 않은 흙이 쌓여 있어, 물 사용량이 늘면 또 흙탕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한 달 정도 공사와 단수가 불가피해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됩니다.

MBC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김현준(충북) / 영상제공: 정유진·강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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