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외면한 롯데손보… 이젠 하나금융이 움직일까 [DD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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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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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손해보험 본사 전경. ⓒ롯데손해보험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이 불투명해졌다.

매물로 나온 롯데손보는 내심 굵직한 금융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길 기대하는 모습이었는데, 그나마 가장 유력했던 우리금융지주가 최근 인수전 레이스에 중도하차하면서 롯데손보의 매각도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향후 금융지주사 러브콜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황으로, 매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가격적인 부분만 조정이 된다면 '제2의 롯데손보 인수전'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진행된 롯데손보 본입찰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모두 불참했다.

예비입찰에 나서며 인수 유력 후보자로 등극했던 우리금융이 최종적으로 발을 뺀 가운데, 몇몇의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만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외국계 PEF가 롯데손보를 인수해 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한편으론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만 2~3조원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동안 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우리금융이 이번 롯데손보 인수전에서 발을 빼게 된 것 역시 가격적인 이견이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가격적인 부분만 조율이 된다면 향후 금융지주사들의 재입찰 참여도 여지도 있다는 의미. 특히 국내 금융지주사 중에선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손보의 유력한 원매자로 떠오를 것으로 점치는 금융권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들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현재 매물로 나온 손보사 중 가장 우량하다고 평가받는 롯데손보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손보사 인수에 대한 니즈가 있는 금융지주사들 중 현재 처한 상황과 여러 배경적 요인들을 살펴 봤을 때 하나금융이 가장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선 KB금융지주는 이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을 보유하며 완성형 보험포트폴리오로 평가받고 있어 당분간 보험사 M&A에 대한 니즈는 없을 것이란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5대 금융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갖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의 경우 최근 롯데손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이미 중도하차 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진행중인 동양생명·ABL생명과 증권사 인수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EZ손해보험사 등 손보사 포트폴리오가 미흡한 신한금융지주도 롯데손보 원매자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하지만 반공식적으로 롯데손보 인수에 적극적인 손사레를 치고 있어 향후 인수전 참전에 대한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금융 다음으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후보가 하나금융이다.

실제로도 하나금융은 부족한 손해보험사 포트폴리오를 보강하려는 여지가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지난해 KDB생명 인수전에서 발을 뺀 이력이 있는 하나금융은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전에는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생명보험사보다 시장성이 좋은 손보사 인수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손보사 계열사인 하나손해보험은 만년 적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25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2020년 출범 이후 연이은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생보 계열사인 하나생명도 실적이 녹록치는 않지만, 그나마 올해 1분기 45억원의 순익으로 흑자전환해 손보 계열사보다는 상황이 좀 더 낫다.

하나금융 역시 향후 롯데손보 재입찰 참전 가능성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는 분위기는 아니다. 전반적인 상황상 가격적인 측면만 조율이 된다면 국내 금융지주사들 중 인수에 대한 채비가 가장 잘 갖춰졌다는 평가다.

다만 이와 관련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롯데손보 예비입찰과 본입찰에 참여한 바 없다"며 "현재로선 향후 계획에 대해 오피셜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M&A에 관해선 입이 무거울 수 밖에 없는 하나금융의 입장에선,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지만 우리금융의 롯데손보 입찰 포기가 나쁘지않은 상황 전개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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