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푸틴과 타협 불가능"…후속 평화회담을 대화의 장으로 구상
푸틴 "러 점령 영토 인정" 주장…우크라 본토 점령엔 "협상 없을 것"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계획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잠재적 후임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계획의 주요 목적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우크라이나에 공정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달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이를 바이든 대통령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 같은 그의 발언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대표단의 참석을 원한다고 밝힌 후속 국제 평화 정상회의를 대화의 장으로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 6월 스위스에서 열린 첫 번째 평화 회담에서는 러시아가 배제됐다. 중국 또한 참석하지 않았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공세가 계획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단계에 대해 밝히진 않았으나 미국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이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양측의 평화 협상에는 수 많은 장애물이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측이 전쟁 종식을 외교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타협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은 어떠한 평화협정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과 크림반도의 상당한 부분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 측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대규모 국경 침입을 시작한 이후 평화 협상에 대한 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국영 로시야 1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후에는 영토에 대한 침략이 시작됐으므로 협상에 대한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고 분명하게 말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달 6일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기습 공격을 시작한 우크라이나군은 지역 내 마을 100여 곳과 1,200㎢를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가 전쟁 발발 이래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18%에 해당하는 지역을 점령한 것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지만 전쟁에서 일방적이던 러시아 우위 전세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공세가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타협하고 영토를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잠재웠다고 주장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점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이뤄질 평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리한 패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