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비밀번호 알려줄 의사는 있다…근데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박균택 "공수처, 지금도 내용 검증 못 하고 있어…수사 협조할 뜻 없는 것 아니냐"
"증인 선서 거부…거짓말 있더라도 처벌받지 않겠다는 것인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에 연루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압수한 자신의 휴대폰 비밀번호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서 '공수처에 휴대폰 비밀번호를 알려줬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박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지난달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한 데 이어 이날도 증인선서를 거부한 데 대해 "결국 증인선서는 안하고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거짓말이 있더라도 처벌을 받지 않겠다는 것 그런 얘기와 같은데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임 전 사단장을 향해 "(증인은) 공수처로부터 지난 1월 휴대폰 압수수색 당했는데, 해당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알려 줬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알려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공수처가) 지금도 (휴대폰에 대한) 내용 검증을 못 하고 있는데, 수사에 협조할 뜻이 없는 것 아니냐"며 "본인이 진실되고 억울함이 많은 사람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왜 그걸 계속 알려주기를 거부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임 전 사단장은 "저도 동의하고 싶고 알려주고 싶다"며 "(휴대폰 비밀번호를) 알려줄 의사는 있다. 근데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아주 특이한 분을 만난다"며 "어차피 동의는 안 할 줄 알았다. 1월에 압수수색 이후 새 휴대폰을 마련했을 텐데, 그 이후의 정황을 살필 수 있게 휴대폰 검증하는 데 동의해 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어 "본인이 동의만 하면 소수 의원과 전문위원이 참여한 상태에서 내용을 검색해 볼 수 있다"며 "본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분들과의 통화 내역, 전화번호 저장 내역을 확인하려고 한다. 동의해주겠냐"고 했다.
박 의원의 요구에 임 전 사단장은 "동의할 수 있다"며 휴대폰을 제출하기로 했다. 향후 위원회 의결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의 휴대폰은 확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편 공수처는 전날(18일)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벌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