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결혼시켜줬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고와 관련해 임성근 전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핵심인물이다.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 간 구명 로비 정황을 공익신고한 김규현 변호사는 지난 17일 JT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통화나 상황을 봤을 때 그 내용이나 표현이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저로서는 그걸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허세는 한 번으로 끝나지만 몇 달이 지나서도 '너는 성근이를 안 만났었냐'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며 "자기가 괜히 거기 개입됐다고 하면서 후회 섞인 말도 했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대표에게 제기된 '임성근 구명로비설'이 사실임을 주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변호사는 계속해서 "사실 그분(이종호)이 김건희 여사나 이런 분들과 친분이 있다는 건 의심이 없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며 "제가 그분에 대해서 알아봤더니 도이치 사건 공범이었다"고 짚었다.
아울러 "그분을 제게 소개해 줬던 송모씨에게 '이런 게(도이치 사건) 있는데 아셨습니까'하고 물어봤다"며 "그런데 '어 알고 있다. 그분이 지금 입을 열면 영부인까지 다칠 수 있는 만큼 용산에서 굉장히 신경 써주고 있다'는 취지로 들었다"고 했다.
진행자가 '그 이후에도 VIP 등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 관련 이야기를 들은 바 있나'라고 짚자, 김 변호사는 "그 뒤에도 몇 번 모임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해서 우리가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결혼시켜줬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답변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활동 상황이나 수행인원 실명까지 거론하며 이야기했다"면서 "1년 전 술 먹다가 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종호 "임 사단장 사표내지 마라, 내가 VIP에게 얘기"
지난 9일 JTBC·한겨레 등의 보도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핵심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해 채상병 순직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운동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말한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9일 공익제보자 A변호사와 통화하며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가지고 B가 전화가 왔더라고. 그래 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에게 얘기를 하겠다(고 B에게 말했다)"고 했다. 당시 이 전 대표와 통화한 A변호사는 김규현 변호사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아울러 'VIP' 쪽에서 임 전 사단장을 지켜주기로 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언급했다. A변호사가 'VIP 쪽에서 지켜주기로 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전 대표는 "그렇지. 그런데 이 언론이 이 XX들을 하네"라고 답변한 것이다.
이 전 대표와 A변호사, B씨는 모두 해병대 출신 선후배 사이다. 이 전 대표와 A변호사 간 통화가 이뤄진 시기는 채상병 순직사고 발생 이후 임 전 사단장에 대한 혐의 제외 의혹이 불거졌을 때로,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수사기록을 경찰에 이첩했으나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회수하는 등의 과정에서 논란이 빚어졌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에 대해 "제가 VIP라고 한 건 (김건희) 여사님을 지칭한 것"이라면서 "(해병) 후배들이고 하니까 제가 한 것처럼 (VIP에게 구명 로비를) 한 것처럼 부풀려서 얘기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