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문자, 한동훈 '함정'으로 해석…'사적소통 안 된다'는 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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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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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앞의 과정에서 엄청난 트러블 있었다고 추정"
'"김여사 사과' 또 더한 표현도 있어…韓 '사적 소통 부적절'은 명분"
"문자 '함정'으로 보고 '응대할 필요가 없었다'고 봤을 것"
"문자 공개, 핵폭탄…韓 당대표 죽어도 안 된다는 것"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사진 왼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사진 = 연합뉴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무석은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당정 갈등 국면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대표 후보에게 보낸 문자를 한 후보가 '함정 문자'로 보고 답변하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최 전 수석은 9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한동훈 후보가 김여사 문자 '읽씹' 논란에 대해 '실제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를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 "한 위원장의 말이 한 60%는 맞고, 40%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해석했다.

최 전 수석은 "우선 뜬금없이 그냥 문자 날리지는 않는다. 앞단의 과정에서 엄청난 트러블이 있었다고 추정되고, 그러고 문자가 온 거기 때문에 여기에 답변을 할 필요가 있었겠느냐, 일종의 한동훈 위원장 입장에서는 함정 내지는 감정의 끝자락에서 자기 방어를 위해서 사과문을 가지고 김건희 여사가 나온 걸로 해석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문자는 일종의 알리바이용 내지는 수습용 문자이기 때문에 답장을 보내면 증거가 남는 거 아니냐. '당신 사과해' 또는 '사과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이럴 수도 없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자 자체는 '사과' 또 더한 표현도 있었기 때문에 60%는 한동훈 위원장이 사적으로 (소통)할 수 없었다는 것은 명분이고, 이건 함정으로 보고 '응대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보여진다"며 "한동훈 위원장의 반응은 '사적 라인으로는 안 된다, 공적인 문제'라고 명분으로 얘기한 거지만 반응하기 어려웠을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전 수석은 "시점이 중요하다", "비대위원장이 되고 문자가 오간 게 1월 15~25일 사이 다섯 차례인데, 그때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리 앙뚜아네뜨. 한동훈 위원장의 '국민 눈높이' (발언), 서천시장 화재 현장 윤-한 만남, 그때 폴더 인사하고 봉합되는 것처럼 했는데 전 아니었다고 봤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과정들이 그렇게 됐던 것"이라며 "25일 마지막 문자는 (김여사 문제로) 대통령이 화가 나서 사퇴하라고 했다는 것에 대해서 미안하다 이런 얘기일 것"이라고 했다.

TV조선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월 25일 한 후보에 보낸 문자에서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맘 상하셨을거라 생각한다. 큰 맘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주셨는데 서운한 말씀 들으시니 얼마나 화가 나셨을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고 했다.

이어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한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적었다.

또 1월 15일 첫 문자에서는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며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월 15일은 윤 대통령이 야당이 강행 처리한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지 열흘이 되는 시점이었다.

1월 18일 한 후보는 김 여사의 명품백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19일에는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 등의 발언을 했다.

이후 1월 21일 당시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한 후보를 만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한 후보 측은 김 여사의 문자에 대해 답장하지 않은 것은 공적 채널을 통해 당정 간 논의가 이뤄지던 상황에서 사적 소통은 부적합하다고 봤다는 입장이다.

최 전 수석은 김여사 문자 공개가 "한동훈 당대표 죽어도 안 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 부인의 사과도 수차례 반복적으로 문자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해버리고 배신자론하고 총선 책임론을 한동훈 위원장한테 제기하기 위한 문자 공개"라고 했다.

이어 "권력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고 이게(김여사 문자가) 당대표 선거로 공개가 됐기 때문에 엄청난 핵폭탄이다. 한동훈 출마 자체가 전쟁이다. 지금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한동훈 후보가 차기 당대표가 된다면 국민의힘은 둘 다 이제 주저앉는, 여권 자체가 그야말로 소용돌이로 들어가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후보 측에서 김 여사와의 통화 등 이전 상황을 공개할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고 봤다. 최 전 수석은 "출발이 김건희 여사 쪽에서 누군가에게 던지거나 흘리거나 분실한 내용이 나왔거나 해서 세상에 공개된 건데 한동훈 위원장이 맞불로 다른 거를 공개한다면 전당대회 대표 출마 과정에서 굉장히 마이너스로 작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동훈 위원장은 방어적인 스탠스를 할 수밖에 없는데 명확하다. '대통령은 끝까지 성공하게 만들겠다', '전대 개입이다'. '김건희 여사의 의견은 사적으로 다룰 수 없었던 것' (등), 여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고 '대통령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여권 내에서 있고, 지지층에서도 있기 때문에 이건 안 건들고 김건희 여사에게는 단호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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