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사] 유니클로 ① 유니클로 판매가, 日·美·中보다 비싸… 한국은 '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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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판매가보다 한국이 최고 27.5% 고가에 판매
유니클로 "전 세계 22개국 유사한 가격대 판매" 주장
2월 21일~7월 8일까지 비교…'진' 제품 특히 비싸
◆…사진=지난 8일 한국, 일본, 미국, 중국의 유니클로 웹사이트 제품 캡처.


유니클로가 같은 상품을 일본보다 한국 시장에서 최대 32.3% 더 비싸게 판매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세일보가 지난 2월 21일에서 7월 8일까지 유니클로 인기 제품의 일본 판매가와 한국 매장 판매가를 비교해 본 결과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1만9천원 가까이 비싸게 팔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일 간의 가격 격차는 11.3~32.3%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보다 비싸게 팔리는 제품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는 “한국에서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진 제품은 한국 판매가격이 일본에 비해 27.5% 비싸
조세일보가 지난 8일 한국 유니클로와 일본 유니클로 제품 3가지의 판매가를 비교해 본 결과 한국 유니클로 가격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진'과 '재킷' 제품에서 높게 드러났다.

'스트레치셀비지슬림피트진'의 경우 한국은 5만9900원으로 일본 판매가격 3990엔(한화 4만3398원)에 비해 1만6502원(27.5%) 높게 팔리고 있었다.

이날 현재 미국과의 판매가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중국에 비해선 한국 유니클로의 판매가격이 14.5%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기지가 동남아에 밀집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판매가가 이처럼 높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자료=유니클로 국가 별 웹사이트


◆…자료=유니클로 국가 별 웹사이트

일본은 물론 운송비 비싼 미국도 한국보다 저렴

지난 6월 24일 감탄재킷 데님셔츠 제님재킷 레귤러피트진 등 4가지 품목에 대한 가격비교에서도 한국 유니클로가 일본에 비해 적게는 5298원(7.6%)에서 많게는 1만6868원(28.2%)까지 높게 나타났다.

이들 품목의 가격은 미국에 비해서도 한국의 판매가격이 모두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탄재킷 한 품목만 한국 판매가와 비슷한 가격차를 보였을 뿐 데님셔츠의 경우 한국의 3만9900원보다 미국은 13.3% 싼 3만4609원(29.9달러)에 팔리고 있었다. 그 밖의 데님재킷과 레귤러피트진 등은 미국 매장에서 한국보다 3.6~7.4% 싼 가격에 판매됐다.

◆…자료=유니클로 국가 별 웹사이트


◆…자료=유니클로 국가 별 웹사이트

한·일 특별상품전 가격도 일본이 11.0~32.2% 싸

지난 2월 21일 일본 유니클로와 한국 유니클로 홈페이지에 게시한 특별 상품전 가격을 비교해 보더라도 가격차이가 확실히 드러난다. 'U퍼티그재킷(S-L 사이즈)'의 경우 일본 6990엔(7만1096원, 1017.12원/100엔)인 반면 한국은 7만9900원으로 한국이 일본 보다 8804원(11.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 'U포켓터블코치재킷(S-XXL 사이즈)'에서 일본 4990엔(5만754원), 한국 5만9900원으로 한국 시장이 9146원(15.3%) 더 비싸게 드러났다.

특히 '울트라스트레치스키니피트진' 청바지의 경우 일본 3990엔(4만583원), 한국 5만9900원으로 한국 시장에서 1만9317원(32.2%)이 더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레귤러 피트 진' 가격차이 큰 편
유니클로 제품 중 특히 '레귤러 피트진'의 경우 가격 차이가 클 뿐 아니라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과 비교해도 한국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지난 2월 27일 레귤러 피트 진의 한국 가격은 5만9900원으로 일본 4만392원, 중국 4만1709원, 미국 4만4648원 보다 각각 32.5%, 30.3%, 25.4%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3개월 후인 지난 5월 27일 가격을 비교한 결과 각국 화폐로 표시된 가격(한국 5만9900원, 일본 3990엔, 중국 249위안, 미국 39.9달러)은 변함이 없었다.

이날 매매기준율을 적용한 가격 비교에서 한국 제품이 일본에 비해 1만6689원(27.8%), 중국에 비해 1만7212원(28.7%), 미국에 비해 1만2599원(21.0%) 비싼 것으로 입증됐다.

유니클로는 이와 관련 “각 국의 환율, 세금, 물류, 인건비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진출국의 시장 상황에 따라 프로모션 진행으로 인해 특정 기간 일시적으로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의 경우 표시된 가격에 8%의 소비세를 더한 가격이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본 판매가격에 소비세 8%를 소비자에게 부과하더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6월 24일자 레귤러 피트 진의 일본 제품 가격 3990엔에 8%인 319엔을 더하면 4309엔(4만6472원)으로 여전히 한국보다 22.6%나 싼 1만3428원에 팔리게 된다.

최근 일본 오사카를 여행하고 돌아온 관광객 L씨는 “오사카 도톤보리의 유니클로 매장에 한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으로 넘쳐났다”며 “일본 유니클로 매장이 한국, 중국 매장 보다 더 싸다는 입소문을 타고 몰려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클로는 베트남, 중국, 방글라데시, 터키 등 3국에서 생산해 각 판매국으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일본의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한국 유니클로 판매가가 일본 보다 비싸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한국 유니클로는 이같이 폭리를 취해 2018년(8월말 결산) 매출 1조3732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률 17.1%라는 놀라운 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2011년의 매출 3280억원에 비해 4.2배나 되는 고속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에서도 2016년 8월 9.1%를 제외하곤 11% 이상을 유지했다.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고 있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의 롯데쇼핑이 각각 51 대 49의 지분으로 24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회사이다.

한국 소비자는 일본 유니클로에 초과이윤을 남겨주는 '봉'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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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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