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맵탱’ 이어 최근 ‘맵’ 선봬
국내와 해외 시장 모두 잡기 위한 전략
최근 삼양식품은 제2의 불닭 만들기에 진심이다. 현재 해외 수출 물량 대부분이 불닭볶음면이기 때문에 다음을 대비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대폭 늘리는 한편, 불닭볶음면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21일 태국 CP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CP ALL과 협약을 맺고, CP ALL이 운영하는 현지 세븐일레븐에서 신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삼양식품은 태국 내 1만4000여개에 달하는 세븐일레븐 전 점포 입점을 시작으로 다양한 맵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맵은 ‘맵다’에서 가져온 명칭으로, 삼양식품이 지난해 8월 국내에 출시한 브랜드 ‘맵탱’을 포괄하는 글로벌 브랜드다. 맵탱은 삼양식품 오너가 3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 전략기획본부장(상무)이 제2의 불닭을 목표로 개발 전 과정을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맵'은 K-푸드의 정수인 '매콤함', '맵다'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로, 매운맛이 주는 짜릿한 즐거움과 해방감에 주목했다"며 "가장 한국적인 맛부터 이국적인 맛까지 ‘맵’만의 기준으로 재해석했으며, 다채롭게 변주되는 K-푸드의 매운맛을 구현했다"고 전했다.
삼양식품은 김 부회장이 주도한 ‘맵’과 오너 3세인 전병우 상무가 주도한 ‘맵탱’으로 국내와 해외 모두 동시에 잡는다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볶음면으로 해외 시장을 평정한 삼양식품이 국물 라면으로 새로 세계 시장에 뛰어든 만큼 두 브랜드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양식품이 지난해 8월 출시한 맵탱은 현재 한 달 기준 250만~300만개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제품의 진입이 어려운 라면 시장 특성상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했지만, 불닭볶음면의 영향력을 넘어서기엔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크다.
이 때문에 '맵탱'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또 업계에선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맵탱 영향력 확대에 나선 것은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선 전 상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도 있다.
불닭볶음면의 본격적인 수출 증가는 2016년 시작됐다. 과거 삼양식품의 라면 수출 대상국은 아시아 위주였으나 이젠 미국과 중동, 유럽으로도 수출하고 있다. 수출 대상국 확대와 함께 현지법인 및 협력업체를 내세워 탄탄한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갖췄다.
이에 따라 최근 삼양식품은 기존 불닭 시리즈를 세계 각국의 수요를 반영한 제품으로 변형해 현지인의 호응을 얻고 있다. ▲미주에서는 ‘하바네로 라임 불닭볶음면’ ▲일본에선 ‘야키소바 불닭볶음면’ ▲중국에선 ‘양념치킨 불닭볶음면’을 판매 중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 브랜드는 아시아, 미국, 유럽 등에서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확보해가고 있다”며 “최근 신설한 인도네시아, 유럽 판매법인이 현지 시장에 안착하고 내년 밀양2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최근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해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기존에는 한국 공장에서 모든 수출 물량을 생산해 왔으나, 해외 시장에서의 뚜렷한 확장을 위해서는 한국에만 집중된 공장을 해외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삼양식품이 수출량 증대를 위해 건설 중인 밀양2공장도 본격 가동된다. 앞서 지난 3월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 착공식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밀양1공장 완공 이후 2년 만의 생산공장 증설이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당시 밀양2공장 착공식에서 “밀양1공장, 2공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출 물량을 생산하게 된다면 우리는 초격차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메이저식품 기업으로서 위용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