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지수 리밸런싱 약발 ‘미미’...투심 개선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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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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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확정 이후 5종목 중 3종목 2~3%대 하락
뒤늦은 합류에 효과 선반영...외인 투심 악화
계엄사태 뒤 지수 4%↓...중장기 성장 ‘초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전경.ⓒ한국거래소
[데일리안 = 백서원 기자] 최근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리밸런싱(재조정)을 통해 5개 종목이 지수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좀처럼 약발이 들지 않는 양상이다. 당초 지수 편입이 유력 편입 효과를 선반영한 가운데 정국 혼란 속 국내 금융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 악화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밸류업 지수의 리밸런싱이 이뤄지면서 KB금융·하나금융지주·현대모비스·SKT·KT 등 5개 종목이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반등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특별 편입이 확정된 날부터 리밸런싱일(12월 17~20일)까지 하나금융지주는 3.57%(5만8900→5만6800원) 하락했다. SKT는 2.78%(5만7600→5만6000원), KT는 3.77%(4만6450→4만4700원)씩 주가가 내렸다. KB금융은 1.42%(8만4600→8만5800원)는 오르는 데 그쳤고 현대모비스만 2.74%(23만7500→24만4000원) 상승하면서 그나마 2%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수 편입 첫날인 지난 20일에도 5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당초 이들 종목이 초기 지수에서 빠져 논란이 컸던 만큼 그동안 추가 편입이 예상돼 효과를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9월 24일 100종목을 선정해 밸류업 지수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18일 예정에 없던 연내 특별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지수 발표 후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리밸런싱에 나선 배경에는 구성 종목 선정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자리했다.

당시 금융·통신주 등 저평가된 고배당 종목이 제외되고 이미 고평가된 종목들이나 주주가치를 오히려 훼손했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들이 포함되면서 지수의 적정성 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거래소는 내년 6월 정기 구성종목 변경에 앞서 편출 없는 특별 편입만 진행했는데 비판 여론을 의식해 금융·통신주들이 나란히 포함됐다.

ⓒ픽사베이
다만 밸류업 지수의 안착을 위해 넘어야 할 난관들이 만만치 않다.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의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지수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비상계엄 선포·탄핵 가결 등 정국 혼란이 길어지며 정부가 추진해온 밸류업 정책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실제 밸류업 지수는 계엄 사태 이후(12월 4~20일) 4.02%(985.25→945.61) 떨어지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하락률 3.84%(2500.10→2404.15)를 상회했다.

밸류업 지수의 하락은 올해 밸류업의 수혜 업종으로 부상했던 금융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변심이 큰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금융주는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타격이 더 컸다.

계엄 사태 이후(12월 4~20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KB금융(2위·4141억원)과 신한지주(5위·1974억원), 하나금융지주(6위·1244억원) 등이 줄줄이 포함됐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밸류업 지수의 상승 동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주환원을 강화해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은 정치권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책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이해되지만 밸류업 정책과 주주환원 강화라는 테마가 정권에 따라 크게 방향이 바뀔 성격은 아니다”며 “은행주의 주주환원 강화는 공시된 바에 따라 실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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