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에는 장외집회 개최 예정
시민단체→'단독 집회' 돌연 입장 전환
섣부른 탄핵 조장 '여론 역풍' 우려했나
오는 7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관련해, 민주당은 6일 김건희 여사·명태균 씨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해명과 사과, 김 여사에 대한 특검법 수용, 전쟁 책동 중단 등 '3대 요구'를 제시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본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취재진에 "우리 당의 3대 요구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이 세 번째로 발의해 지난 5일 야당 단독으로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시킨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두 차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국회 재표결을 거쳐 폐기된 특검법과 비교해 수사 범위가 넓어졌다.
기존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국정개입 및 인사개입 의혹 등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를 통해 김 여사가 20대 대선 경선과 본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을 했다는 의혹이 추가됐다.
황 대변인은 "우선 이번 대국민담화에서 김건희·명태균 게이트 국정농단에 대한 직접 해명과 대국민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또한 김건희 특검법 수용"이라고 했다.
이어 "세 번째로는 전쟁 책동 중단에 대한 대통령실의 분명한 입장이 게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부의 대응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현지에 참관단을 파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을 두고 "한반도 내 전쟁을 획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부터 오는 14일 본회의까지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비상 행동에 돌입했다.
'11월은 특검의 달'이라고 선언한 민주당은 매일 저녁 2개의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조를 짜 천막 농성도 이어가며, 국회 내 여론전도 펼치기로 했다.
만약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에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재의결이 예상되는 28일까지는 '2차 비상행동'에 들어간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비상행동 선포식에서 "14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의결할 때까지 매일 저녁 국회에서 비상 행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역대 최악의 대통령과 역대 최악의 영부인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며 "대한민국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이제 '김건희 왕국'으로 변질됐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오는 9일 시민단체와 연대하는 장외 집회를 계획했던 민주당은 돌연 '단독 집회'로 입장을 바꿨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함께 집회를 열 경우 '탄핵 여론'이 두드러질 수 있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민주당은 16일에도 다시 특검법 수용 장외 집회를 하고, 17개 시·도당과 전국 254개 지역위원회에 천만인 서명운동본부를 설치해 시민 참여와 여론전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최근 비상행동 시기에 돌입한 이유는 얼마 남지 않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이라며 "본회의 표결 다음날인 이달 15일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가 예정됐고, 25일 위증교사 혐의 공판을 앞두고 있는 점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