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회의 계기로 이시바 日 총리와 첫 정상회담 전망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통해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아세안 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밝혔다. 이번 순방에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6~7일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하는 윤 대통령 부부는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 동포 만찬 간담회, '리잘 기념비' 헌화,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국빈 오찬,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니켈·코발트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해 우리나라의 자본·기술과 결합하면 상호 보완성이 큰 협력 파트너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8일부터 싱가포르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하는 윤 대통령은 타르만 대통령 면담과 로렌스 윙 총리와의 정상회담 및 친교 오찬, 전직 총리인 리센룽 선임장관 접견,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 타르만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 동포 오찬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하는 '싱가포르 렉처'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이라는 주제로 연설을 실시할 예정인데, 해외 청중들을 대상으로 '8·15 독트린'이 갖는 국제 연대의 의미를 설명하는 첫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가동할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의 주요 협력 프로그램을 소개할 것"이라며 "통일 한반도가 실현된다면, 인태 지역 모두의 자유·평화·번영을 확장하는데 어떻게 기여하게 될 것인지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에는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아세안 3 정상회의' 참석 후 베트남·태국 등 5~6개 나라들과 별도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라오스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아세안 갈라 만찬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라오스 방문 3일째인 11일 오전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뒤 오후에 귀국길에 오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이시바 신임 일본 총리가 라오스에 온다는 것을 전제로, 한일 간 양자 회담을 현재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개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리창 중국 총리와는 지난 4월 별도로 긴 시간 한·중 정상회담을 열었다"며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가 이번 아세안을 계기로 중국 총리를 염두에 둔 정상회담은 논의하고 있진 않다"고 했다.
한일중 정상회의와 관련해선 "한중일 3국 정상은 아세안 3 정상회의에서 같이 자리를 오랜 시간 함께하게 된다"며 "불과 몇 달 전 서울에서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됐으므로 한중일 3국 간 정상회의는 이번 아세안 계기에 추진되지 않아도 될 듯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