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부착된 센서 통해 도로 위 교통상황 실시간으로 파악 가능
뒤늦은 상황 인지 뒤 급제동 등 주행 중 아쉬운 상황도 일부 감지
시민들 "심야 시간대 강남구 내 이동 단거리 코스, 승차거부 일상이었다…자주 이용할 것"
데일리안은 이날 오후 11시쯤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 포함되는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인근에서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타기 위해 카카오T 앱을 켰다.
기자가 서 있는 양재역 인근 골목에서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인근으로 갈 택시를 검색해 보니 카카오T 앱 화면에 '서울 자율차'라는 문구가 떴다. 서울 자율차를 선택한 뒤 5분 정도 기다리니 임시 번호판을 달고 있는 흰색 차량이 탑승지로 찾아왔다.
택시에 탑승하자 운전석에 앉아 있던 오퍼레이터(보조 기사)가 차량 내 모니터에 있는 '자율주행 시작'이라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라는 안내 음성과 함께 차량이 움직였다.
센서를 통해 인식된 차, 오토바이,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 등 도로 위 교통상황은 차량 내 모니터로 자세하게 묘사됐다. 모니터에서 일반적인 차는 회색, 가까이 있는 차들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도로는 빨간색으로 표시되기도 했다.
남부순환로를 달리던 자율주행 택시가 어린이보호구역에 진입하자 차량에서는 "전방에 자율주행 금지구역입니다. 자율주행 금지구역이니 수동주행으로 운행해 주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나왔다. 이에 보조 기사는 '자율주행 실행 중'이라는 차량 모니터 내 버튼을 눌러 수동주행을 시작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을 빠져나간 뒤에는 다시 자율주행으로 전환했다.
자율주행 택시에서 운전자의 역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보조 기사 역할을 하던 유태성 SWM 선임연구원은 "4차로 이상 도로 구간에서는 자율주행으로 차량이 안전하게 운행되지만 도로 폭이 좁은 주택가 골목길이나 어린이보호구역 등과 같은 곳에서는 승객과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수동으로 운전한다"며 "이 밖에도 갑작스럽게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운전자가 탑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밤 11시 5분쯤 양재역을 떠난 택시는 11시 25분쯤 목적지인 봉은사역 인근에 도착했다. 하차 시 별도의 비용은 내지 않았다. 심야 자율주행 택시는 2025년 유상 운송을 하기 전까지 무료로 운행되기 때문이다.
강남구 일대에서 무료로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직장인 최수영(28)씨는 "회식을 주로 강남에서 자주 하고 귀가할 때는 택시를 주로 탄다"며 "안전만 보장된다면 무료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택시를 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남에 거주 중인 김지성(32)씨는 "심야 시간대 택시도 잘 잡히지 않고 강남구 내에서 이동하는 단거리 코스는 승차 거부가 일상"이라며 "출발지와 도착지를 모두 강남구로 설정하면 우선 배차된다고 하니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전했다.
강남구 역삼·대치·도곡·삼성동과 서초구 서초동 일부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며, 자율주행 택시 3대가 봉은사로·테헤란로·도곡로·남부순환로·개포로·강남대로·논현로·언주로·삼성로·영동대로 등 주요 도로에서 우선적으로 운행한다.
시는 내년 상반기쯤 운행 구간을 논현·신사·압구정·대치동까지 넓히고 차량 대수도 수요와 택시업계 의견, 자동차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해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