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를 감춘 "대륙의 실수"... 가전 패권 '들썩' [기자수첩-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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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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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차이나' 조롱에서 '대륙의 실수'로
이제는 '알짜 상품'으로 자리매김... 안방 침투
미국, 일본,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가전 패권
4차 산업 맞아 AI·스마트홈 등 기술개발 기대
TCL, 4K QLED PRO 로컬 디밍 TV C655 Pro 시리즈 국내 출시.ⓒTCL
[데일리안 = 임채현 기자] "75인치가 100만원이라니, 훌륭하다"

TV가 고장났다는 부모님 연락을 받고 제조사별·사양별 가격을 비교하던 중 불과 이틀도 되지 않아 '이미 구매 및 설치를 완료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성비가 엄청나다는 들뜬 목소리에서 묻지 않아도 최근 TV 시장에서 떠오르는 강자 중국 TCL의 제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메이드 인 차이나'.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형편없는 품질을 내놓기 일쑤였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최근 몇 년간 '대륙의 실수'라는 유행어로 바뀌었다. 어쩌다 괜찮은 제품이 나왔을 때를 지칭한 소비자들의 농 섞인 말이었다. 근데 최근 '대륙의 실수'라는 말도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실제로 최근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들이 점차 국내 소비자 안방을 침투하고 있다. 특히 자취를 하는 젊은 1인 가구, 노후 세대를 중심으로 TV는 물론, 무선 청소기, 선풍기 등 대다수의 가전이 중국산인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진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급 로봇청소기다. 3D 센서, AI 등 독보적인 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해 삼성·LG를 제대로 누르면서 국내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가격은 200만원에 근접할 정도이나 젊은 소비층은 "품질 만족"을 외친다. 가격에 다소 민감한 소비자는 어떨까. 비싸다고 포기는 없다. 대신 번역기를 돌려 직구를 선택한다.

가전의 대명사 LG전자가 최근 내놓은 올인원 로봇 청소기의 행보도 이같은 추세가 반영됐다. 개발 및 생산을 중국 기업 '선전 실버스타'에 위탁한 것이다. 그만큼 중국산 가전이 어느 정도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근거다. 가전에 대한 인식과 소비 패턴에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점차 '삼성·LG 패키지'는 혼수의 대명사로만 인식되고 있다.

'White Goods'에서 유래한 백색 가전의 역사가 미국, 일본, 한국에서 중국으로 움직이고 있는 걸까.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약 30년간 글로벌 무대를 휩쓴 금성(舊 LG전자)과 삼성의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스마트홈 등 다른 형식으로 산업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한방'을, 업계 전반이 내놓아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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