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문시장 상인 후원회장' 손잡은 원희룡…"경험과 당 정체성, 동지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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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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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하루 앞두고 '보수 심장' 찾아 당심 확인
후원회장인 장영기 사장과 점심 함께 하며 '미소'
"野에 맞서 이길 수 있는 당대표를 선택해주실 것"
韓 향해 "내부 검증 일부 진행됐지만 전부는 아냐"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대구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데일리안 대구 = 김민석 기자] 대구 중구에 위치한 서문시장은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도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보수당이 태동한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인 만큼, 온갖 물건과 함께 주민들이 대거 몰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출마하는 후보들이 꼭 서문시장을 찾는 것도,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서문시장을 3차례나 찾고도 취임 이후 몇 차례나 더 이곳을 찾은 이유도 바로 서문시장으로 쏠리는 '보수 민심의 바로미터'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7·23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원희룡 당대표 후보가 시간을 내서 서문시장을 찾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보수당인 국민의힘의 당권을 노리고 있는 만큼 가장 중요한 보수 민심 특히 당심이 집중된 서문시장을 찾는 것만으로도 확실한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원 후보가 자신의 당권 도전의 후원회장을 서문시장에서 3대째 포목점과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 부부를 모신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22일 오후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 서문시장 내에 위치한 중부소방서 앞으로 걸어오는 원 후보의 얼굴에는 미소가 넘쳤다. 서문시장에 닿기 전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아 방장 의현스님과 주지 혜정스님에게 "국민들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는 정치를 위해서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 말씀을 듣고 온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원 후보를 미소짓게 한 건 서문시장의 따뜻한 보수 민심이었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방문한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한 대구시민들과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시각인 만큼 해가 중천에 걸린 대구의 이날 한낮 온도는 35도에 육박했다. 원 후보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도 검은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흐르는 땀을 훔쳐 가며 시장을 한 바퀴 돌았다. 보수당의 스타인 원 후보가 뜨자 서문시장 일대는 난리가 났다. 대구시민들은 원 후보가 청하기도 전에 먼저 손을 뻗어 악수하면서 "잘 생겼다"거나 "살다가 장보러 와서 이리 유명한 분 만나는 건 처음이다" "좀 잘 해보라"는 등의 말을 건넸다. 원 후보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모든 시민과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길을 걷던 한 시민은 원 후보에게 다가와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

이윽고 원 후보의 발길은 서문시장의 한 상가 안으로 옮겨져갔다. 상가 입구와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개풍상회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개풍상회는 원 후보의 후원회장인 장영기 사장과 박금미 사모가 운영하는 한복집이다. 원 후보는 익숙한 듯 개풍상회로 들어가 박 후원회장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며 2016년 발생했던 끔찍한 화재 참사 등에 대한 아픔을 나누기도 했다.

두 사람은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서문시장 내 성주식당까지 걸어가면서도 대화를 그만두지 않았다. 원 후보는 식당으로 가기 위해 골목을 걸어가면서 보이는 상점들을 가리키며 "이 시장에 상점이 몇 개나 되느냐"고 물었고 장 후원회장은 "5000개 정도 된다"고 답했다. 이어 장 후원회장은 "여가(여기가) (보수의) 심장 아입니까"라고 덧붙였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22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후원회장인 장영기 사장(왼쪽)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이 같은 행보의 연장선상에 선 원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통합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내는데 집중했다. 그는 "특검을 시작으로 해서 대통령을 흔들고, 결국 탄핵으로 임기를 중간에 중단시키려는 거대 야당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어 우리가 어떻게 뭉칠 것인가, 어떻게 싸울 것인가가 우리 당원들의 가장 큰 관심"이라며 "이에 어떤 당대표가 필요한지에 대해 경험과 당 정체성, 동지 의식을 가진 지도부가 세워져야만 우리 당 분열과 당정 충돌을 막고 거대 야당에 맞서 이길 수 있는지를 (당원들이) 선택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동훈 후보를 겨냥한 공세에도 열을 올렸다. 원 후보는 '한 후보에 대한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졌는지'를 묻자 "일부가 진행됐지만 아직도 대답을 안 하거나, 아니면 진행 중인 게 많다"며 "정치인에게 검증은 운명과도 같은 것이다. 내부 검증을 피하면 잔혹할 정도의 공세가 가해질 외부 검증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또 "선거 초반에 사실 부정적인 이슈가 좀 많지 않았나"라며 "이제 투표일이 다가가면서 특검 문제라든지, 우리 당의 동지 의식이라든지, 하나로 뭉쳐서 갈 수 있는 입장에 대해서 진지한 토론으로 차별화가 많이 됐기 때문에 당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조가 깨졌고, 결선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의도가 내포된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구시민들도 원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꺼내 당권 도전에 힘을 싣기도 했다. 대구에서 60년간 거주했다고 밝힌 수성구에 거주하는 김모(62·남)씨는 '원희룡 후보를 왜 지지하느냐'는 데일리안의 질문에 "원래부터 원희룡을 좋아했다. 똑똑하고, 해봤던 것도 많고 전체를 다 아우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재명을 보라. 원희룡 (후보)과 인물이 상대가 되나. 이재명을 잡으려면 원희룡 (후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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