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남욱에게 "이재명 캠프서 연락 온다, 그분 아니라고 정리해" 지시…檢공소장 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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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8. 오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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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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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김만배 공소장에 관련 내용 포함…'이재명 공산당 프레임' 전파
검찰 "김만배, 이재명과의 유착관계 은폐 위해 '사이 나쁘다는 프레임으로 가야 한다' 강조"
"이재명이 공산당처럼 민간업자로부터 수익 많이 빼앗아 간 것처럼 이야기해야 한다고 해"
"이재명 해명, 김만배가 자신 돕기 위해 만들어냈던 허위 프레임 인용한 것에 불과"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김만배 씨.ⓒ연합뉴스
[데일리안 = 황기현 기자]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장동 개발 비리를 덮기 위해 '윤석열 수사무마 프레임'과 함께 '이재명 공산당 프레임'을 투트랙으로 전파했다고 판단했다.

또 김 씨가 남욱 씨에게 "이재명 캠프에서 연락이 온다"며 이른바 '대장동 그분'의 정체에 대한 인터뷰 번복을 종용했다고도 검찰은 파악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이준동 부장검사)는 김 씨 등의 공소장에 이같은 내용을 포함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히려 성남시의 이익을 위해 민간업자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빼앗아 간 사람이다'라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만들어 유포했다는 게 검찰이 말하는 '공산당 프레임'의 골자다.

이같은 프레임에 따라 대선 국면에서 화천대유 관계자들이 같은 취지의 인터뷰를 했고, 김 씨도 2021년 9월 15일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언급함으로써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했다고 검찰은 봤다.

김 씨는 2021년 10월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 분' 것"이라는 녹취가 논란이 됐을 때 남욱 씨에게 연락해 "이재명 캠프에서도 연락이 계속 오니 '그 분'이 이재명이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서 분명하게 정리를 해라"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남 씨가 귀국길 인터뷰에서 기존 발언을 뒤집고 "그분은 이재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당시 후보 역시 의혹 초기인 2021년 9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사업의 공공환수 실적을 강조하면서 화천대유 대표였던 이성문 씨가 법정에서 자신을 "빨갱이, 공산당"으로 부른 사례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런 법정 증언 역시 김 씨가 만든 허위 프레임에 의한 것이었다고 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8·1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질의 응답 도중 지지자들에게 연호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김만배는 대장동 사업 수익이 나기 시작하던 2018년부터 이재명 측과의 유착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화천대유 관계자들에게 '우리는 이재명과 사이가 나쁘다는 프레임으로 가야 한다. 우리가 이재명으로부터 많이 빼앗긴 구조로 가야 안전하다. 이재명이 공산당처럼 민간업자들로부터 수익을 많이 빼앗아 간 것처럼 이야기해야 한다'는 지침을 계속 강조했다"고 공소장에 기재했다.

아울러 "김만배는 이성문에게 증인으로 출석해 본인의 지침대로 증언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재명 후보의 해명은 김 씨가 과거 대장동 개발 관련 내용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이재명을 돕기 위해 만들어냈던 허위 프레임을 인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김 씨는 허위사실을 지속해서 유포함으로써 이재명 측과의 유착관계를 숨기려고 했고 이재명 측에서는 김 씨가 유포하는 허위사실을 해명 근거로 적극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공산당 프레임'은 직접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아니다. 다만 검찰은 김 씨가 특정한 의도로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점을 보여주는 배경으로서 공소장에 상세히 기재했다.

명예훼손 혐의와 직접 연결되는 '수사 무마 프레임'의 경우, 검찰은 김 씨가 만든 허위사실이 뉴스타파·뉴스버스를 비롯한 각 언론의 보도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 캠프의 '진상규명 특위' 등을 통해 확산됐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하지만 각 언론사의 보도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면서도 김 씨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공모관계가 있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았다.

검찰은 "일부 기자들은 김만배가 유포한 허위사실을 '취재 대상'으로 삼아 조우형과 이강길을 인터뷰하거나 관련 판결문과 수사기록을 찾아보는 등 취재를 진행했다"며 "각 언론사는 자신들의 취재 결과 등을 기초로 마치 수사무마 의혹이 신빙성 있는 실제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고, 김만배는 허위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방관하고 정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향후 재판에서는 이런 언론의 취재·보도 과정도 김 씨의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의 일부로 볼 수 있을지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른바 '최재경 가짜 녹취록'과 관련해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에 민주당 보좌관의 발언을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이 한 말이라고 사실과 다르게 알려준 인물은 민주당 송평수 특위 대변인이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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