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평가 기준 강화...증권사 지속가능경영 행보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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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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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보고서 발간에 협의회 재편·신사업 발굴까지
금융당국·국민연금 요구에 연속적 경영활동 강조
그간 실적 없던 채권 발행 활성화 등 차별적 전략도
ⓒ픽사베이
[데일리안 = 백서원 기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단계적 의무화와 국민연금의 ESG 평가 기준 강화에 발맞춰 증권사들이 ESG 경영 노력을 보여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일회성 활동보다는 지속적인 행보에 초점을 맞춰 정기적인 보고서 발간과 ESG 협의회 재편, 관련 채권 발행 활성화 등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지속가능경영의 성과를 담은 보고서 발간에 집중하면서 지난달에만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과 키움증권, SK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줄이어 관련 보고서를 내놨다.

이는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고 오는 2030년에는 코스피 모든 상장사로 공시 의무가 확대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거래 증권사 평가 항목 중 ESG 항목을 5점에서 10점으로 올리는 등 공적 연기금으로서 ESG를 강화한 것도 증권사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

세부 항목을 보면 국민연금은 ESG 관련 보고서 발행건수를 평가하는 ‘책임투자보고서’ 항목을 기존 2점에서 4점으로 높였다.

ESG 정보공개를 평가하는 ‘ESG 경영’ 항목 역시 기존 3점에서 6점으로 배점이 2배로 증가했는데 이름도 ‘책임투자 및 사회적 책임 배점’에서 ‘책임투자 및 ESG 경영’으로 변경됐다. 거래 증권사 선정 과정에서 ESG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외에도 증권사들은 ESG 협의회 강화와 관련 신사업 확대·채권 발행 주관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연속적이고 차별적인 가치를 보여주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지난 2021년부터 운영해 온 ESG협의회를 이사회 산하의 ESG위원회로 격상해 재편했다. 독자적인 ESG 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ESG 관련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기후변화대응 기업 이더블유씨와 환경부의 온실가스 국제 감축사업에 참여하면서 탄소금융 확장에도 나섰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특화 증권사로서 ESG 관련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탄소 절감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키움증권은 최근 현대캐피탈 지속가능연계채권(SLB) 1000억원어치 발행을 단독 주관했는데 이는 올들어 첫 SLB 발행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작년 7월 국내 최초 SLB인 현대캐피탈의 2200억원 규모 SLB를 KB증권과 공동 주관하면서 지난 2022년 9월 한국거래소가 SLB를 도입한 이후 실적이 없던 국내 SLB 거래의 물꼬를 틀었다.

SLB는 ESG채권의 한 종류로 발행회사가 사전에 설정한 지속가능 성과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다른 ESG 채권과 달리 사후관리를 통해 목표 달성 여부를 검증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위장술(그린워싱)을 방지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국민연금이 요구하는 ESG 경영 수준이 높아지면서 금융사들의 ESG 활동 성과가 부실할 경우 관련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ESG 공시를 준수하고 ESG 경영 차별화 전략을 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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