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레인부츠, 제습기”…‘한국형 우기’ 대비하는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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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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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장마 시작…“과거 장마 형태와 달라져”
집중 호우 지속…우산·우비 등 ‘장마용품’ 제철 만나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센트럴스퀘어에 전시 중인 4m 높이의 초대형 헌터 레인부츠 조형물ⓒ신세계사이먼
[데일리안 = 임유정 기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유통업계가 분주해졌다. 올해는 장마 시작이 빨라진 가운데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여름 내내 기습 폭우가 자주 내릴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이 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부터 기상학회 학술대회에서 ‘한국형 우기’ 도입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구온난화로 한국의 기후 역시 달라지고 있어서다. 다만 열대 지방의 스콜같은 형태의 강수 패턴이 아니기 때문에 기준 마련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과거에는 장마가 6월 말부터 한 달가량 이어졌고 1년 강수량의 3분의 1 정도의 비가 내린 뒤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가 찾아오는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마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거나 마른장마가 찾아오기도 하는 등 과거의 장마와 형태가 많이 달라졌다.

장마라는 용어는 1500년대 중반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오랜’의 한자어인 ‘장’과 비를 의미하는 ‘마’를 합성해 만들어진 장마는 ‘여름철 가장 많은 비가 집중되는 기간’을 의미했지만, 최근 엘니뇨 등 기후변화의 여파로 새로운 용어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최근 몇 년간 장마가 끝난 뒤에도 장마철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리는 경우가 이어졌다. 더이상 장마로 우리나라 여름철 비를 설명하긴 어려워지면서 기상청 역시 2008년부터 공식 장마 시작일·종료일을 발표하지 않게 됐다.

CU 해외 직소싱 우산 2종ⓒBGF리테일
편의점 업계는 달라진 기후에 맞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우산’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비가 오는 시기 그나마 수요가 높은 상품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이다. 올해 6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우산 매출이 46% 넘게 오른 만큼 장마용품의 수요는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편의점 CU는 55㎝ 비닐우산을 업계 최저가인 5000원에 내놨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55㎝ 비닐우산 가격인 6000원대보다 저렴하다. CU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 색상인 보라색과 밝은 연두색을 적용한 55cm 비닐 우산을 업계 최저가에 선보였다.

CU는 해당 상품들을 최저 가격으로 맞추기 위해 해외 직소싱을 택했다. 이를 위해 CU의 해외소싱 전담 글로벌트레이딩팀은 해외 20여 곳의 우산 전문 제조사와 직접 소통해 상품 종류 및 품질, 원가 등을 검토해 최종 업체를 선정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8월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서는 영국 레인부츠 브랜드인 '락피쉬웨더웨어' 팝업을 진행한다. 락피쉬웨더웨어는 2004년 영국 콘월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레인부츠, 스니커즈, 우양산, 레인코트 등을 구매한 고객에게 최대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신세계 사이먼은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센트럴스퀘어에 4m 높이의 초대형 헌터 레인부츠 조형물을 세웠다. 온실하우스 형태의 팝업스토어 내부에는 레인부츠를 전시했다.

흄쇼핑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이달 제습기와 레인부츠 등 관련 상품 방송을 총 13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갑자기 몰린 수요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제습기 방송만 1회 진행한 것보다 10배 이상 확대한 것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폭우 대비 필수템으로 레인부츠와 제습기가 급부상하면서 이를 서둘러 준비하려는 고객이 느는 추세"라며 "관련 상품 방송 편성을 대거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업계 변화도 감지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헌터와 협업해 2종의 우산을 내놓았다. 블랙과 그레이 컬러로 구성된 '라이트 장우산'은 카본 소재를 사용해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보다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투썸플레이스는 '피너츠' 캐릭터를 활용한 '스누피 투명 우산'을 내놓았다. 튼튼한 8K 살대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투명한 소재로 제작돼 시야를 가리지 않아 보다 안전하게 빗속을 거닐 수 있다. 제조 커피 혹은 음료 구매 시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장마 특수에 맞춰 다양한 상품 행사 진행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레인부츠 브랜드 헌터(HUNTER)와 락피쉬 웨더웨어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이달 초까지 제습기와 섬유유연제 등의 상품에 대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장마가 일찍 시작된다는 소식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관련 상품 판매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관련 상품 판매를 꾸준히 늘려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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