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권 넓히는 스타벅스, 무의미해진 상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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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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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배달 앱 협업…비회원 배달 시작
두터운 마니아층 앞세워 골목 구석까지 공략
"전용 메뉴 강화 등 프로모션 치열해질 것"
스타벅스가 배달 서비스 시범 오픈을 앞두고 배달 주문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스타벅스코리아
[데일리안 = 임유정 기자] 최근 스타벅스가 최근 배달 앱에 입점한다고 알려지면서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스타벅스가 경쟁적으로 배달 사업에 뛰어들 경우 순식간에 골목 구석까지 점령해 가맹점 매출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직영점만 운영, 출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불안감은 더하다. 스타벅스의 배달 진출로 커피 업계 배달이 보편화 되면서 앞으로는 상권보다는 배달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와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최근 배달서비스 관련 협약을 맺고 오는 15일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인 스타벅스 매장 31개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후 18일부터 딜리버스 매장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그간 자체 배달 서비스 ‘딜리버스’를 통해 배달 판매를 진행해왔다. 2020년 11월 배달 전문 매장 역삼 이마트점에서 서비스 테스트를 시작해,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딜리버스 매장을 확대해 왔다.

딜리버스 가능 매장은 서울 111여곳을 비롯해 경기, 인천, 부산, 대전, 대구 창원까지 총 200곳 이상이다. 지난 1월에는 배달대행플랫폼 ‘생각대로’를 운영 중인 로지올과 배달 서비스 위탁 관련 계약을 진행하며 배달 서비스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 코리아가 배민에 입점하는 것은 사실이다. 15일부터 시범 운영을 한다”며 “과거에는 스타벅스 회원만 배달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 협업을 통해 회원이 아닌 고객들도 이용을 할 수 있게 됐다. 고객 편의 향상 차원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스타벅스는 그간 국내 대형 커피 전문점 중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은 마지막 브랜드였다. 배달 과정에서 커피의 맛과 향 등이 변해 품질 유지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배달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출 증대를 위해 배달 수요를 계속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배달 서비스로 고개를 돌리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매장 내 취식이 제한된 점도 이 같은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경쟁업체들이 배달로 꾸준한 실적 상승을 이뤄내면서 더 늦기 전에 배달 서비스에 진출해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영국 등 해외 스타벅스 매장이 잇따라 커피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 지배력이 큰 스타벅스가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자 업계는 일제히 긴장하는 분위기다.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빅5의 매출을 모두 합쳐도 스타벅스의 매출을 따라잡지 못할 만큼 스타벅스의 규모가 큰 데다, 마니아층도 두텁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가격대 등이 다르긴 하지만, 스타벅스의 경우 워낙 마니아층이 두텁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며 “커피 배달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던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배달 역시 스타벅스로 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배달 진출로 커피 배달이 보편화 되면서 더 이상 상권 경쟁은 무의미해진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과거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은 스타벅스의 주 출점 무대인 대로변을 떠나 주거지와 가까운 골목 상권에 정착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비싼 임대료를 요구하는 시내 중심의 메인 상권 대신 임대료가 저렴한 골목 상권에 집중하는 등 외형 확대에서 벗어나 수익을 추구했다. 아예 배달전용 매장을 출점하는가 하면, 배달 전용 메뉴를 개발해 홈카페 족을 공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배달이 주 소비처로 자리 잡으면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가며 운영할 필요성이 적어졌다는 분석이다. 커피를 판매하는 상권과 입지 선정, 수요의 특성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매출의 성패를 좌우했으나 이제는 배달 마케팅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향후에는 배달로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사이드 메뉴 강화와 더불어 배달료 무료 등 치열한 배달 프로모션 경쟁이 예고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스타벅스 굿즈의 경우 매번 새로운 상품이 나올 때마다 이슈가 되는 등 마케팅 경쟁력도 막강한 상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회원이 아닌 비회원까지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경쟁사들은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스타벅스가 배달 전용 메뉴 강화나 배달 전용 굿즈 등을 개발할 경우 프로모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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