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점하고 리뉴얼하고”…대형마트, 하반기 ‘선택과 집중’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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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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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출점 경쟁서 벗어나 경쟁력 강화 주력
인근 거주지 인구·소비 특성 맞게 구조 혁신 나서
이마트 킨텍스점ⓒ이마트
[데일리안 = 임유정 기자] 대형마트가 남은 하반기에도 점포 효율화에 속도를 낸다. 비효율 점포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한편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기존 점포를 특화하는 매장 리뉴얼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과거 몸집만 불리는 ‘출점 경쟁’에서 벗어나 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의 점포 수는 375개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할인점과 창고형 매장을 포함해 대형마트 점포 수가 400개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마트는 올해만 4개의 점포 문을 닫는다. 이마트가 한 해에 4개 점포를 문을 닫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마트는 지난 4월과 6월에도 각각 성수점, 광명점, 이수점을 폐점했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명일점도 영업종료를 고려하고 있다. 이로써 전국 점포는 133개로 감소한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1월 인천터미널점의 영업을 종료하면서 점포 수를 112개에서 111개로 줄였다. 2020년 점포 12개를 폐점한 롯데마트는 현재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는 ‘리뉴올(RENEWALL)’ 전략에 따라 매장 재개장을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 역시 하반기 안으로 점포 2개를 정리한다. 지난 5월 부산 연산점을 폐점한 데 이어 내달 22일에는 부산 해운대점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지난달 대구 내당점 매각도 마무리해 폐점 일을 협의 중에 있다. 다음달 기준으로 매장은 131개가 된다.

이같은 대형마트 업계의 행보는 과거 출점 경쟁을 벌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통상 대형마트의 경우, 상권이 곧 매출로 이어지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주거 단지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입점하는데 속도를 내 왔다. 모객을 위해서는 외형 성장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엔 오프라인 상권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이처럼 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남은 점포에 대해서는 리뉴얼에 나서는 등 모객에 집중하고 있다. 인근 거주지의 인구·소비 특성에 맞게 점포 내부 구조를 혁신해 고객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대형마트는 존재감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대형마트 매출 비중은 전체 유통업체 매출 대비 12.9%로 편의점, 백화점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과 고령화·1인가구 증가 등 사회 구조 변화가 맞물려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

업계는 주요 오프라인 점포의 리뉴얼 및 전사적인 유료 멤버십 강화 효과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험형 콘텐츠에 힘을 준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이마트의 경우 올 상반기 새단장한 8개 점포의 경우 매출이 약 10% 증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계는 최근 체험형 콘텐츠 확대 등 오프라인 매장 만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고객이 방문하고 싶고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철저한 고객, 상권 분석을 기반으로 기존점을 리뉴얼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으며 매출 상승 효과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마트 킨텍스점에 방문한 고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이마트
하반기 대형마트 업계 리뉴얼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트들은 기존과 차별화된 특화 매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식품 강화와 체험 콘텐츠까지 마트가 가진 오프라인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필두로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20년 더타운몰 월계점을 시작으로 9개 점, 2021년 19개 점, 지난해엔 8개 점을 새로 단장했다. 기존보다 식료품 코너의 면적을 넓혔고 실내 스마트팜, 대형 축산 쇼케이스 등 식품군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올해엔 850억원을 투자해 10여 곳을 리뉴얼한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도 연수점·킨텍스점의 리뉴얼 공사를 마무리했다. 매장을 재단장해 쇼핑과 함께 먹고 즐기고 휴식까지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테넌트(임차 점포)를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두 번째 제타플렉스 매장 서울역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역점은 그로서리 상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외국인 맞춤형 특화존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새단장 중인 은평점은 연내 즉석식품을 강화한 ‘푸드 특화 매장’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해 2월부터 점포를 식료품에 특화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하며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강동점을 20번째로 오픈했다. 리뉴얼 매장들은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홈플러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그로서리 강화하는 이유는 그로서리가 오프라인 유통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라며 “전통 유통의 매입력, 바이어들의 업력을 베이스로 고객에게 최상 품질, 다양한 품종, 종류의 그로서리를 제공할 수 있는 데다, 온라인에서 내세우는 저렴한 가격 이상의 가치들을 오프라인 그로서리가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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