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대형마트, 해외 진출로 성장 한계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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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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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점으로 다시 몽골‧베트남 진출 눈길
국내 시장, 각종 규제로 정체…매출 돌파구 필요
하반기 ‘히든 카드’로 기대…중소기업 수출 등도 효과
몽골 울란바토르에 들어선 이마트 4호점ⓒ이마트
[데일리안 = 임유정 기자] 국내 대형마트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업계를 향한 규제가 남아 있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초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4년 만에 신규 매장 ‘몽골 이마트 4호점 바이얀골점’을 개장했다. 앞서 롯데쇼핑도 지난 7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이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열고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처럼 국내 유통업체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K컬처 열풍으로 현지에서 한국 식품과 생활필수품의 인기가 높아진 데다 소비시장 성장 잠재력 높다는 것에 주목했다. 각종 규제로 정체되고 있는 국내 매출에 돌파구가 필요했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는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10년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이 업계를 옥죄는 대표 규제로 지목된다. 전통시장 인근에 대형마트 등 대규모 유통시설의 입점을 제한하고 월 2회 의무휴업과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업계를 둘러싼 영업 환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유통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타격이 컸다.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패 변화로 매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형마트는 온라인 배송 규제도 함께 받고 있다. 심야 시간 배송은 물론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이 금지됐다. 새벽 배송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유통망을 갖추고도 규제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 배송 규제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는 심각하다. 한 번 온라인으로 이탈한 고객은 오프라인으로 다시 돌아오기 쉽기 않는 데다, 납품 업체 대부분이 중견·중소기업 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기업의 어려움은 물론 소비자 편익 마저 잃은지 오래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몽골 이마트 4호점ⓒ이마트
이 과정에서 대형마트는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다. 2019년까지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순의 매출 규모가 유지돼 왔지만 지난해 백화점-편의점-대형마트 순으로 재편됐다. 대형마트의 추락은 직간접적인 고용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덕분에 업계 시계도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새벽 배송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3위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접기로 결단했다. 2020년 5월 ‘새벽에 온(ON)’이란 이름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얼마 못 가 포기했다.

반면 해외 주요 국가들은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일본은 대규모 점포의 출점을 신고제로 해 특별한 진입 제한을 두지 않으며 영ㆍ업시간도 규제하지 않는다. 프랑스도 기존 300㎡ 이상이었던 소매점포 출점 허가 기준을 1000㎡ 이상으로 완화했다. 영국 역시 도심 내 점규제가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대적 흐름’을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온라인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런 흐름에 맞는 극약처방을 통해 이제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업계서는 이번 해외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저출산 심화 등으로 전통적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만회할 ‘히든 카드’로 바라보고 있다. 국내 강소기업 제품을 해외에 알리는 효과까지 거둘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몽골 진출은 이마트가 브랜드 및 상품, 점포 운영 노하우를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하긴 했으나, 이번 출점으로 인해 한국 브랜드나 중소기업 상품들의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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