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계, 잇단 가맹점 리스크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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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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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가맹점 부정 이슈까지 잇따라
엄격한 관리 ‘한계’…“개인 일탈 예측 어려워”
‘갑과을’ 사회적 프레임…“사후 조치도 고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상가 간판이 가득하다.ⓒ뉴시스
[데일리안 = 임유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맹점 리스크 관리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에는 프랜차이즈 오너 리스크 등으로 무고한 가맹점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역으로 본사가 예기치 못한 가맹점 부정 이슈로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 매장 주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이 흡연하는 6초 가량의 영상이 온라인상에 게재된 후 삭제됐다. 해당 영상에 나온 아르바이트생은 ‘롯데리아’라고 적힌 위생모를 착용했고, 주방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이어 해당 매장의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 영상에 나온 아르바이트생은 업무에서 배제시켰고, 곧바로 위생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역시 비슷한 사건으로 여론에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호식이두마리치킨의 한 가맹점의 직원이 주방에서 치킨을 조리하면서도 한 손에는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전자담배를 피우며 치킨 조리를 하고 있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영상은 SNS 틱톡을 통해 공개됐고, ‘치킨집 전자담배 빌런’이란 제목으로 온라인에 널리 퍼졌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위생 점검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사측은 관련 사태에 대해 사과를 전하면서 가맹점에 대한 영업중단을 조치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런 사건들이 단순히 위생 차원을 넘어 프랜차이즈 전체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 한다는 데 있다. 한 명의 아르바이트생의 일탈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막대해 브랜드 전체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또 다른 가맹점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A업체 관계자는 “요즘엔 하나의 사건이 생기면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고, 소비자 불매운동과 직결되기 때문에 본사 손해는 물론이고 전국에 있는 가맹점에 직격타가 될 수 있어 걱정이 크다”며 “개인의 일탈까지 일일이 예측할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B업체 관계자도 “먹거리라는 점에서 더욱 엄격하게 관리해야 되지만 직원 관리를 위해 cctv로 체크를 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직영점 형태가 아닌 이상 모든 책임을 가맹 본부에게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가맹 점주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근무 전 수습 기간만 일하고 잠적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그럼에도 모든 급여는 동일하게 지급해야 해서 직원 고용에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내 식당가의 모습.ⓒ뉴시스
일탈한 가맹점과 관련해 사후 조치에 대한 고민도 깊다. 사회적으로 본사와 가맹점을 ‘갑과을’의 관계로 바라보는 시선이 대체적인 데다, 가맹 사업을 전개함에 있어서 지켜야 할 조항도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공정위가 가맹점주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가맹점 불시 방문 점검 금지 ▲가맹점 자체 식자재 조달 허용 ▲가맹계약서에 예상 매출액 기재 ▲10년 장기 점포 계약 해지 제한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가맹 사업은 브랜드를 내걸고 하는 장사이기 때문에 품질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비자가 매장을 찾는 이유는 어느 지점에 방문하더라도 다른 지점에서 경험했던 것과 동등한 수준의 맛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인데 공정위가 이를 간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C업체 관계자는 “본사가 가맹점에 수시로 방문하고 모니터링하며 체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도 당연한 절차지만, 철저한 관리가 어려워진 사회 분위기도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며 “특히 최근 엄격한 가맹점 관리와 본사의 갑질은 한 끗 차이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가맹본부의 가이드 대로 제대로 운영을 하지 않는 가맹점들도 분명이 있지만 그들을 엄격하게 처벌하거나 강력한 시정조치를 할 경우 갑질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어서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업계는 갈수록 가맹점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크게 줄면서 가맹점 매출이 뒷걸음질 치고 있어서다. 가맹점이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레 본사도 손해를 감내해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로열티와 함께 필수품목 공급가를 인하하고 마케팅 비용과 점주 손실 지원 등 금전적 지원이나 상생협력 제도를 통해 가맹점주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폐업에 어깨가 무겁다는 반응이 크다.

D업체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가맹점이 잘 돼야 우리도 살 수 있는 ‘상생’의 구조인데 사회적으로 갑과을 프레임을 씌우고 선입견을 갖고 바라본다는 점이 영업을 전개함에 있어 가장 어렵고도 힘든 점이라 할 수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갈수록 버티지 못하는 가맹점주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그렇다고 이 시국에 신제품을 마음껏 선보이는 것도 어렵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도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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